당내 긴장감 높아지자 로키 대응 李 “사법부 싸잡아 비난해선 안돼 흑역사 있지만 반드시 제 길 찾아” 오늘 장외집회서도 발언 않기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김치대전’ 행사에서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을 앞둔 이 대표는 이날 “헌법에 따라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소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 이 대표,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 당 대표 비서실장 이해식 의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2일 “헌법에 따라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했다. 15일 공직선거법 1심 징역형 판결 이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법부를 향한 공격에 대해서도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2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김건희 특검법’ 촉구 4차 장외집회에서도 발언을 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당 소속 의원을 향해서도 언행 주의를 당부했다. 이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을 앞두고 당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로키(low-key)’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향후 재판에서는 최대한 사법부에 대한 자극을 피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 李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
이 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을 향해 “거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 당이 커지면서 정치적 중요성도 높아진 만큼 한마디 한마디 구사하는 데 신중을 기해달라”고 지시하는 등 사법부를 향한 날 선 언사도 단속했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한 의원은 “공직선거법 1심 재판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대응하면서 형량이 높아진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 野 내부서 “‘대여 공세 올인’ 원내 전략 바꿔야”
민주당 내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동원령만 내려서는 정국을 타개할 해법을 마련할 수 없다”며 대여 투쟁 일변도의 전략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주말마다 이어지는 장외 집회와 국회 내 릴레이 천막 농성, 김건희 특검법 1000만 인 서명운동 등 당력을 쏟은 여론전에도 여권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 서명운동을 받는 데 당력을 집중하기로 해놓고 한편에서는 이 대표 무죄 탄원 서명을 받으니 특검법 서명운동이 지지부진해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지금 지도부에서 ‘돌격 앞으로’ 말고 전략이 있긴 한 것이냐”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표결에서 무산되면 4차 특검법을 가야 하는데, 언제까지 반복할 것이냐는 내부 고민이 있다”며 “원내가 중심이 돼 여당 중립지대 의원들에 대한 물밑 설득 작업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