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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 글램핑 왔다가 오밤중 기괴한 소리에 ‘깜짝’…무슨 일?

입력 | 2024-11-23 07:29:00

글램핑(자료사진). 뉴스1


“북한 때문에 생계 수단인 글램핑 운영을 멈춰야 할까요. 속상합니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A 씨의 말이다. 그는 2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용객 대부분 대남방송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왔다가 오밤중 ‘소리가 무섭다’거나 ‘잠을 못 자겠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A 씨는 “이번 주말 예약이 완료된 객실은 18개 중 6개에 그쳤다”며 “운영비는 자꾸 나가는데 손님이 없어 (북한의 대남방송이) 잠잠해질 때까지 임시 휴업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도 말했다.

경기 김포시 월곶면에서 야영장을 운영하는 B 씨 역시 “북한의 대남방송을 예측할 수 없어 지난 주중의 경우 아예 예약을 받지 않기도 했다”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절반 정도 깎였다”고 밝혔다.

북한의 ‘기괴한’ 대남방송 소음으로 강화군·김포시 등 접경지에서 야영장을 운영하는 업주들도 이처럼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다.

강화군과 김포시에 따르면 강화군 송해·교동·하점면과 김포시 월곶·하성면 등 접경지 일대 야영장 업주들의 피해 호소 민원이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 야영장 업주를 비롯한 주민들은 북한이 지난 7월부터 방송 중인 ‘쇠를 깎는 듯한 소리’ ‘늑대 울음’ 등 기괴한 대남방송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 확성기. 뉴스1



특히 펜션·호텔 등과 달리 얇은 천막 안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야영장 투숙객은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강화군 지역 전체의 등록된 야영장 업소는 62곳이다. 그중 접경지인 송해면과 교동면, 하점면엔 7곳이 있다. 김포시의 경우 총 11곳의 야영장 중 월곶면과 하성면에서 각각 3곳이 운영 중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야영장 업주들로부터 피해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지원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낚시터 등에서도 피해 민원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방음창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며 “피해 사항을 토대로 지원 방안이 수립될 수 있도록 경기도 등 상위기관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가 최근 접경지 주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정신건강 검사 결과, 김포시 월곶·하성면 주민 102명 중 29명은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군’이나 ‘관심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주민 78명 중 7~8명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인천시는 우선 예비비 예산 3억 5000만 원을 투입해 대남방송 피해 지역인 송해면 당산리 35가구에 방음창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김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