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내부 ‘공학전환 반대’ 등 래커칠로 뒤덮여 일부 학생들 “동덕여대 폭력 시위에 반대” 비판도 “공학 반대 취지 공감…방식은 신중한 고민 필요”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동덕 100주년 기념관에 남녀공학 전환을 규탄하는 대자보 및 문구들이 부착되어 있다. 2024.11.12 뉴시스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동덕여대 내부가 래커칠로 뒤덮인 가운데,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의 시위가 폭력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내에서는 폭력 시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덕성여대, 성신여대 역시 재학생 반발로 남녀공학 전환이 무산됐으나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취지가 폭력적인 시위 방식으로 설득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총학생회와 처장단은 면담 진행 후 남녀공학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데 합의했다. 다만 총학생회는 대학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철회할 때까지 본관 점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여자대학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학령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이전부터 논의돼 온 사항이다. 1990년대부터 상명여대, 성심여대, 효성여대 등이 이름을 바꾸거나 타 대학과 통합되는 식으로 남녀공학 전환됐다.
재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된 곳도 적지 않다. 앞서 덕성여대, 성신여대는 남녀공학을 검토했으나 백지화됐다.
이원복 전 덕성여대 총장은 취임 인사말에서 “성(性)을 뛰어넘은 경쟁이 불가피한 현실을 직시해 남녀공학으로의 변화를 덕성 구성원과의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해 신중하게 검토하고자 한다”며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꺼내들었다.
이 전 총장이 취임 후 우선 과제로 내걸었던 만큼 조속한 추진이 예상됐으나, 재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무산됐다.
한 여자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5)씨는 “남녀공학 전환 반대 취지에 공감하지만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며 “오히려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힘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내부에서도 폭력 시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동덕여대 폭력 시위에 반대하는 교내 학생들로 구성된 팀 ‘STEP’은 학교 내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폭력 시위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다.
학생들은 “시위가 시작된 후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우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중심으로 이뤄진 시위에 몇몇 학우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시위 방식을 꼬집었다.
대학 측은 “(공학 전환이) 아직 정식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교무위원회 이전인 11월11일 오후부터 학생들의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