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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다녔는데 1시간 낮잠 잤다 해고…법원 “회사가 6800만원 배상”

입력 | 2024-11-23 12:41:00

SCMP 갈무리


야근 한 다음 날 사무실에서 낮잠을 잤다는 이유로 해고된 남성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 한화로 약 6800만 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장쑤성 타이싱의 한 화학 회사에서 부서장으로 일하던 A 씨가 올해 초 낮잠을 잤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됐다.

20년 동안 회사에 헌신했던 A 씨는 올해 초 밤늦게까지 업무 관련 운전을 한 후 출근했다가 사무실 책상에서 잠이 들었다. 이 모습은 회사 내부 폐쇄회로(CC)TV에 촬영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후 인사부는 “A 씨가 피로로 인해 직장에서 잠을 자는 것이 들켰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위챗 대화 기록에 따르면 인사부 직원은 A 씨에게 “그날 얼마나 낮잠을 잤냐”라고 물었고 A 씨는 “1시간 정도”라고 답했다.

회사는 노동조합과 협의 끝에 회사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로 A 씨에게 공식 해고 통지서를 발급했다.

회사 측이 전달한 통지서에는 “당신은 2004년 회사에 입사해 무기한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직장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행동은 회사의 무관용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노조의 승인을 받아 회사는 당신의 고용을 종료하고 당신과 회사 간의 모든 노동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 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즉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고용주가 규정 위반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지만, 그러한 해지는 상당한 소실을 초래하는 것을 포함한 특정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직장에서 잠을 잔 것은 처음 있는 위법 행위이며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았다”면서 “A 씨가 회사에서 20년 동안 재직하면서 뛰어난 성과, 승진, 급여 인상을 보여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 한 번의 위반으로 그를 해고하는 것은 과도하고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회사가 A 씨를 상대로 35만 위안(약 6800만 원)을 배상하고 해고도 무효로 하라고 명령했다.

사건은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직장에서 낮잠 자는 건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회사의 조치가 너무 가혹했다. 사소한 실수가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 직원을 해고하는 게 너무 쉬워진다”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게 무슨 행운이냐. 은행 계좌에 35만 위안이 입금된 걸 발견하겠네”, “올바른 법원 판결이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