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AI 교과서 검정 심사 결과 29일 관보 게재 교사·학부모·정치권 반응 냉랭…예산 삭감 가능성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이 배우게 될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29일 결정된다. 각 발행사는 자사의 AI 교과서를 어떻게 대중에게 소개할지 고민하고 있다.
AI 교과서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담이다. 도입을 약 3개월 앞둔 현재까지도 교사·학부모, 정치권의 반응이 냉랭하기 때문이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9일 관보를 통해 검정에 최종 합격한 AI 교과서를 공개한다. 8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AI 교과서에 대한 심사에 착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중학교는 △수학 3곳 △영어 7곳 △정보 2곳이, 고등학교는 △수학 4곳 △영어 7곳 △정보 2곳이 합격했다. 합격한 업체는 심사기관의 보완 요구를 반영해 수정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1차 검정 결과가 최종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통과한 업체 모두 심사기관에서 요구한 보완 사항을 그대로 반영해 제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심사기관의 결과를 그대로 관보에 게재하기 때문에 이제 남은 변수가 없다는 게 업체 판단이다.
A사 관계자는 “최종 합격 결과가 발표되면 다음 달부터 전시 홍보가 허용되고, 교사들에게 교과서를 알릴 기회가 있다”며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나 내부적으로 (이후 계획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검정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는 AI 교과서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걱정하고 있다. 정책 발표 초기부터 시작한 교사·학부모의 우려와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급기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일 직권을 남용해 AI 교과서를 도입했다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야당도 AI 교과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사회적 합의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다.
예산 비율은 적어도 정책의 추진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론이 악화할 경우 교육당국과 발행사 간 구독료 협상에서 난항이 생길 수도 있다.
A사 관계자는 “AI 교과서는 구독료를 기반으로 가기 때문에 (예산 삭감에)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AI 교과서를 모든 수업에서 사용해야 하는 게 아닌데 아직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실제로 사용하면 일의 강도가 전보다 줄어 (AI 교과서에 대한) 평가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는 “AI 교과서 정책에만 집중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아 교육부가 처음 계획한 대로 (정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고교 무상교육 등 산적한 교육 현안이 많아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교사‧학부모‧학생을 대상으로 AI 교과서 박람회와 웹 전시를 추진한다. 직접 AI 교과서를 사용하는 교사들에 대해 연수도 나선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