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불화화합물 새 분해법 등장 중국-미국서 광촉매 활용 연구 빛 이용해 탄소-불소 결합 파괴 화합물 분해 땐 재활용 가능해져
종이빨대, 종이컵 등을 코팅할 때 쓰는 PFAS는 분해가 어려워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빛으로 분해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광촉매를 사용해 과불화화합물을 재활용 가능한 부산물로 분해하는 데 성공한 2건의 연구 결과가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광촉매는 빛을 활성화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촉매를 의미한다.
과불화화합물은 활용도가 높은 물질이지만 탄소와 불소가 강하게 결합된 구조 탓에 분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분해되지 않고 환경에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과불화화합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계속 체내에 축적되지 않도록 분해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과불화화합물을 분해하는 방법은 강력한 화학물질을 쓰거나 고온 환경을 만들어야 해 한계가 있다.
옌뱌오 캉 중국과학기술대 유기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광촉매를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도 과불화화합물을 분해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했다. 빛을 흡수해 에너지를 얻은 뒤 화학반응 속도를 증가시키는 광촉매를 이용하면 과불화화합물에서 단단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 탄소와 불소의 안정적인 결합을 깰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분해는 40∼60도의 낮은 온도에서 일어났다. 연구팀은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인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에 광촉매를 적용해 탄소와 불소로 분해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광촉매를 이용해 과불화화합물에 속하는 과불화탄소, 과불화옥탄 설폰산, 퍼플루오로옥탄산을 탄산염, 포름산염, 수산염, 삼플루오르화아세트산 나트륨, 트리플루로아세테이트로 분해하는 데도 성공했다. 일상용품에 든 불소를 염으로 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과불화화합물(PFAS)물, 기름, 얼룩, 열 등에 대한 내구성과 저항성이 있어 일상용품에 많이 활용된다. 종이빨대, 종이컵, 프라이팬, 식품포장재 등 코팅물질로 쓰여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방수 기능을 한다. 물이나 땀에 화장이 지워지지 않게 할 수 있어 화장품에도 들어 있고 내구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콘택트렌즈에도 들어 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