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게시판 논란… 친윤-친한 서로 “쇄신 골든타임 놓치고 있다” 네탓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1 서울=뉴시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당원 게시판 논란’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는 “한 대표와 가족 명의 글 1068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중 12개 글에만 수위 높은 비방이 포함됐다”며 “한 대표를 비방해 온 유튜버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이번 주 당 차원에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는 “전수조사 결과를 보니 더 아득해진다. 매사 똑 부러지는 한 대표는 어디로 갔느냐”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친한계 일각에서도 “한 대표가 가족 연루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털고 가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와 친윤계 모두 “쇄신의 골든타임”이라면서 서로 ‘네 탓 공방’을 펼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전수조사 결과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이 가운데 12개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위 높은 비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나머지 907개 글은 언론 사설과 기사가 250개, 격려성 글이 194개였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 대한 사면 복권 반대 및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 정치적 견해 표명 관련 글이 463개였다. 앞서 한 대표 측은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란 이름으로 올라온 글 가운데 한 대표가 쓴 건 없고, 동명이인의 글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법적 문제도 없는데 한 대표 가족이 썼는지를 밝히라는 건 정치 공세”라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고 범죄자로 봐서는 안 된다”며 글 작성자에 대한 당무감사 가능성도 일축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게시판 논란은) 제2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이라며 “물불 가리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유죄 판결로 숨통이 좀 트였다고 쇄신의 골든타임을 걷어차고 내부 권력 투쟁에 몰두한다면 보수정치는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