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동메달 성승민, 근대5종 ‘올해의 여자선수’ 등 3관왕 올라 亞 여자선수 첫 올림픽 메달 등… 다시 쓸 수 없는 ‘최초 역사’ 뿌듯 근대5종 새 종목 장애물 적응 과제… 韓 유망주 많아져 내부경쟁도 치열 이젠 언니로서 팀 분위기 이끌며… 안주 않고 더 나아지는 선수 목표
근대5종 국가대표 성승민이 22일 모교인 한국체육대 정문에 붙은 자신의 파리 올림픽 승마 경기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승민은 파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동메달리스트 성승민(21·한국체육대)은 최근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성승민은 이달 중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2024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여자 주니어 부문(21세 이하)과 시니어 부문 모두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여기에다 페어플레이상까지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시니어 부문 최우수선수는 주니어 선수까지 포함해 선정한다. 성승민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서 쓰러질 뻔한 경쟁 선수를 붙잡아 주는 페어플레이를 보여줬다.
22일 서울 한국체육대 캠퍼스에서 만난 성승민은 “주니어 부문 최우수선수로 이름이 먼저 불려 시니어 부문은 못 받겠구나 했는데 내 이름이 또 불려서 놀랐다”며 “2024년 한 해는 행복 그 자체였던 것 같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성승민은 6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8월 파리 올림픽에선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땄다.
성승민이 8일 경북 문경시 국군체육부대에서 열린 근대5종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장애물 경기를 치르고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성승민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했던 승마에서 차츰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었는데 장애물이라는 새로운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완주만 하자는 생각으로 장애물 경기에 나섰는데 준결선 때 45초였던 기록을 결선에선 41초로 앞당겼다. 장애물은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경기하는 만큼 기록 경쟁의 박진감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승민은 국제대회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선 장애물 경기 기록을 30초대 초반까지 앞당겨야 한다.
한국 근대5종의 성장과 함께 유망주가 많이 등장하면서 내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막내 축에 속했던 성승민은 이번에 선발된 여자 국가대표 7명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만큼 새 얼굴이 많아졌다. 고등학생 선수도 2명이 뽑혔다. 성승민은 “선수라면 누구나 지기 싫어하는 만큼 후배들의 성장은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며 “아직은 막내가 좋지만 언니로서 이끌어가는 것에도 자신 있다. 으쌰으쌰 하는 팀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승마가 세부 종목에서 빠지면서 근대5종 대표팀은 앞으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게 된다. 그동안엔 승마 시설이 있는 경북 문경시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해 왔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성승민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우선은 2026년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우승이다. 성승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승마에서 실격당해 개인전 입상엔 실패했다. 단체전에서만 언니들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승민은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 이뤄야 할 것들이 더 많다. 안주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계속 더 나아지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