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칠곡군수와 이원순 할머니. 칠곡군 제공
“언니들 우리 교과서 나왔데이!”
팔순이 다 돼 한글을 깨친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이 쓴 시(詩)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다.
25일 칠곡군은 한글학교에서 성인 문해교육을 받은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4편)이 천재교과서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다고 밝혔다.
할머니들의 시는 ‘시가 뭐고’라는 시집으로 발간됐고 약목면 도시재생구역 벽화 거리에 소개되며 화제가 됐다.
교과서에는 벽화 거리에 있는 할머니들의 시·그림이 담기며 “70여 년 동안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며 어느덧 자신의 삶까지 시로 표현했다”고 소개된다. 고(故) 강금연·김두선 할머니의 ‘처음 손잡던 날’ ‘도래꽃 마당’과 이원순·박월선 할머니의 ‘어무이’ ‘이뿌고 귀하다’의 전편이 실린다.
이원순 할머니는 “교과서 수록을 누구보다 기뻐할 언니들이 고인이 되거나 거동이 불편해 안타깝다”며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들의 시를 읽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최근 초고령화 시대에 실버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할머니들의 활약상을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교과서 수록을 자축했다.
김재욱 군수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칠곡할매들은 시를 남긴다”며 “어르신들의 열정을 알리고 실버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