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내 핵심 산업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다 경찰에 적발된 건수가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기술 대부분은 중국에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 1~10월 해외 기술유출 사범을 검찰로 송치한 건수가 25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중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되는 국가핵심 기술도 10건에 달한다.
기술 유출 국가별로는 중국이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미국(3건), 독일·베트남·이란·일본(각 1건) 등이 잇고 있다. 해외 유출된 기술은 디스플레이가 8건, 반도체가 7건 등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을 빼돌린 방식은 다양했다. 피해업체의 자료를 촬영하거나 메일을 통해 유출하는 경우가 각각 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3건), USB 저장(3건), 인쇄(2건), 인력 유출(2건) 등을 통해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은 올 9, 10월경 국가 핵심 기술인 삼성전자 2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D램 생산 공정 기술을 빼돌려 활용한 중국 반도체 회사 ‘청두가오전’ 대표와 개발실장 등 2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올 10월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영업비밀을 촬영한 뒤 돈을 받고 중국에 유출한 전 직원 2명이 광주경찰청에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올해 해외 기술 유출 6건에서 발생한 범죄 수익금 49억 원 상당을 환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기술유출 범죄 근절을 위해 전담 수사 인력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