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독]“트럼프 2기, 韓에 中통제 동참 강력 요구… 참여 않으면 기업들에 페널티 부과할 것”

입력 | 2024-11-26 03:00:00

케빈 울프 前 美상무부 차관보
“HBM,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될것”




“트럼프 2기는 한국 정부에 대중 수출 통제 참여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만난 케빈 울프 전 미국 상무부 수출 통제 담당 차관보(사진)는 “바이든 정부는 한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밀접한 점을 감안해 한국의 대중 수출 통제 참여를 압박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대중 수출 통제에 참여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에 패널티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울프 전 차관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정책을 만든 핵심 인물로, 26일부터 열리는 산업보안콘퍼런스 기조연설차 한국을 찾았다. 현재는 미국의 한 로펌에서 수출 통제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당시 처음 만들어진 이 정책은 트럼프 1기 정부를 거쳐 바이든 정부까지 이어졌다.

울프 전 차관보는 “대중 강경론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 등을 봐서는 더 많은 제품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에서 첨단 가스 터빈 엔진 기술, 첨단 네트워크 감지 및 신호 관리, 자율 주행 관련 제품과 기술 등이 새로운 수출 통제 목록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조만간 중국 반도체 기업 200여 곳이 무역 제한 목록에 추가되고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BM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제품이다. 어떤 종류의 HBM이 통제 대상으로 결정되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3(4세대) 이상은 주로 미국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양이 낮은 HBM1·2는 중국에 많이 수출하고 있어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울프 전 차관보는 “미국의 수출 통제로 첨단 군사 장비에 사용되는 최신 인공지능(AI) 칩이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았다”며 “미국은 수출 통제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는 것을 한국에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압박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안보 목적 외에도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수출 통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시대에는 어떠한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의 확대’ 가 한국 기업에 닥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