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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대선 좌파 오르시 당선… 중남미 ‘핑크타이드’ 강화

입력 | 2024-11-26 03:00:00

역사교사 출신의 ‘흙수저’ 정치인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 불렸던
무히카 前 대통령 후계자로 꼽혀




24일 치러진 중남미 우루과이의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에서 중도좌파 ‘광역전선’(FA) 소속 야만두 오르시 후보(57·사진)가 승리했다. 그는 내년 3월 1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때 방한한 적도 있다.

이날 개표율 99.97% 기준으로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은 49.84%를 얻었다. 중도우파 집권 국민당(PN)의 알바로 델가도 후보는 45.87%를 득표했다. 오르시 당선인은 지난달 27일 대선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해 이날 결선 투표가 치러졌다.

그는 승리 확정 직후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모두를 포용해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통합된 사회를 만들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합의”라며 국민당 인사도 새 내각에 기용할 뜻을 밝혔다.

이탈리아계인 그는 어린 시절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살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역사 교사를 지내다 정계에 입문했다. 집권 당시 대통령궁을 노숙인 쉼터로 바꾸고 낡은 소형차를 타고 다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2010∼2015년 집권)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힌다. 무히카 전 대통령처럼 자신도 관저 대신 사저에서 계속 출퇴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광역전선은 무히카 전 대통령, 그의 후임자 타바레 바스케스 전 대통령 등을 배출했지만 2019년 대선 때는 국민당 소속 라카예 포우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5년 만에 오르시 당선인이 승리함에 따라 무상복지 등을 중시하는 중남미 좌파 정권의 연이은 집권 물결, 즉 ‘핑크타이드’ 기조 또한 확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집권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제외하면 중남미 주요국에서 좌파 지도자가 속속 집권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지난해 1월 집권),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2022년 3월 집권) 등 최근 취임한 중남미 주요국 지도자 또한 모두 좌파 성향이다.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 페루,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도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