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리타니강 경계로 양측 철수 이후 국경 협상… 美가 이행 감시 BBC “휴전안에 결렬 권한도 담겨”
12일(현지시각) 레바논발 로켓이 이스라엘 북부 나하리야의 창고를 강타해 2명이 숨진 현장에서 응급구조 단체 자카(ZAKA) 자원봉사자들이 혈흔을 지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으로 나하리야에서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4.11.13 나하리야=AP 뉴시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휴전이 임박했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24일 보도했다. 앞서 19일 헤즈볼라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제안한 휴전안에 동의하면서 공은 이스라엘로 넘어온 상태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휴전안의 대부분 항목에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CNN 등이 25일 보도했다. 격변의 중동 정세가 안정을 찾을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휴전안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의 과도기를 갖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중남부 리타니강 이남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 역시 리타니강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자는 것이다. 이후 양측이 국경 확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관리위원회가 휴전안이 잘 이행되는지를 감시하기로 했다.
양측은 그간 휴전 협상을 두고 내내 공방을 벌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아모스 혹스틴 중동특사는 20일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 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이번 전쟁 과정에서 반인도주의 범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이스라엘 내 휴전 반대 여론이 고조됐다. 하지만 혹스틴 특사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이스라엘 측을 다시 압박해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공방 또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2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민간인 거주지를 집중 공격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 전역에 로켓 255발을 발사하며 약 두 달 만에 최대 공습을 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올 9월 16일 헤즈볼라 공격을 강화한 뒤 현재까지 3072명이 숨지고 1만342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과 민간인 약 14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24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스라엘 랍비(유대교 성직자) 즈비 코간(28)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이슬람권의 대립도 고조되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25일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전날 체포한 피의자 3명이 모두 우즈베키스탄 국적자로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코간의 사망 배후에 이란이 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