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 거장, 막사이사이상 받아 과거사 잊지 말자는 수상 소감 화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뉴시스
“일본인은 우리가 전쟁 중에 저지른 끔찍한 일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리핀 막사이사이상의 66회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83·사진)가 16일(현지 시간) 마닐라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간 미야자키 감독은 작품을 통해 분쟁과 환경 문제 같은 복잡하고,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에게 울림을 준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막사이사이상 재단에 따르면 이날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수상을 계기로 다시 필리핀에 대해 생각했다”며 “일본인들은 전쟁 중에 끔찍한 일을 많이 했다. 민간인을 많이 죽였고, 일본인은 이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고령의 미야자키 감독 대신 그가 설립한 스튜디오지브리의 요다 겐이치(依田謙一) 이사가 참석해 수상 소감을 대독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은 미국이 통치했던 필리핀을 1942∼1945년 점령했다. 이 기간 중 일본군이 주도한 전투와 민간인 학살 등으로 필리핀인 약 11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