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기간 30일 확대…中 패키지 여행 수요 기대감 증폭 하나투어, 8월 대비 28% 상승…‘장기여행’ 준비하는 업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 관광객이 줄을 서고 있다./뉴스1 ⓒ News1
여행사들은 중국이 가까운 여행지인 만큼 단기·초단기 여행 상품을 강화하는 한편 비자 면제 기간이 연장된 만큼 향후 장기 투숙 패키지 등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주요 여행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여행업계 대장주 하나투어(039130)는 지난 25일 장중 직전 거래일 대비 3.53% 오른 5만 8600원까지 오른 뒤 5만 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불거진 지난여름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하나투어의 경우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직후였던 지난 8월 5일 52주 신저가 4만 4150원을 기록했다. 현 주가는 전저점 대비 28.43% 증가한 수치다.
여행주들의 강세는 중국의 무비자 입국 기간 연장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중국 정부는 한국 일반 여권 소지자들의 무비자 입국 기간을 현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비자 면제 조치는 지난 1일 처음 발표돼 8일부터 적용됐다. 중국 정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것은 한중 수교 32년 만에 처음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비자 면제 정책이 전해진 다음 거래일인 지난 4일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 대비 6.04% 오른 5만 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하나투어는 무비자 연장 결정이 발표된 22일에는 종가가 5만 6600원까지 올랐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해, 청도 등은 비행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 30분~2시간 거리이며 골프 패키지 등의 인기가 많은 곳”이라며 “내년 1분기 말부터 가파른 수요 회복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 관광객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증권가에서 중국 비자 면제 정책과 관련해 여행주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 여행 여건 측면에서 일본과 동남아와 비교해 개별여행에 친화적이지 않아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비자 면제 실시 이후 3주 만에 하나투어의 중국 패키지 여행 예약률은 110% 증가했다. 골프 여행 예약 건도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도 지난 4~5일 이틀간의 중국 여행 예약률이 전주 대비 65% 증가했다. 10월 중국 지역 송출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무비자 정책이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무비자 기간이 15일에서 30일로 2배 늘었다고 여행객이 2배로 느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여행업계는 오사카, 후쿠오카처럼 짧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로서 중국을 재정립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한한령 등 외교 문제로 경색됐던 중국과의 관계가 비자 면제 확대 등으로 해빙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위기를 전해 장기적으로 중국 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행사들은 추이를 지켜보고 성수기를 중심으로 최근 여행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한달살이’ 등과 같은 장기 숙박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30일의 비자 면제는 좀 더 여유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하면 전세기를 확대한다든지 장기 숙박여행 등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중국과의 적대적인 이슈가 개선돼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현재 중국 장기 체류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