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불법 망루 위에서 농성 이어가 ‘보상 대상’ 인정 후 아파트 분양권 노린 듯
거주사실확인서 발급과 재개발에 따른 토지 매입권을 서울시에 요구하며 망루 농성에 돌입한 구룡마을 주민들이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입구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2024.11.25. [서울=뉴시스]
서울 강남구의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에서 농성이 4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를 향해 거주사실 확인서를 발급해 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89년 1월24일 이전의 무허가건축물에는 보상을 할 수 있다는 법률에 의거해 분양권을 받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구룡마을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부터 현재까지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청의 허가 없이 10m 높이의 철제구조물(망루)을 설치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강남구청에 ▲무허가 주거용 건축물 인정 ▲주거용 건축물 거주사실 학인사실 발급 ▲토지 조성원가 매입권 부여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거주사실 확인서’ 발급에 대한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무허가 건축물 거주자는 토지개발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1989년 1월24일 이전에 소유했거나 실거주자로 확인되면 적법한 건축물로 보고 보상을 해야한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이라 불리우는 구룡마을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이 자리 잡으면서 형성됐다. 이때부터 구룡마을에 거주했다면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신속한 공공택지 조성을 위해 토지 보상 과정에서 대토보상(토지)시 주택 분양권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현금보상, 채권보상, 대토보상 등의 세가지 보상 방식만 존재했다.
즉, 1989년 1월24일 이전부터 이곳에 거주했다는 확인서를 발급 받아 보상 대상임을 인정받고, 토지 보상을 통해 새롭게 지어지는 공동주택단지의 분양권을 받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거주사실 확인서가 발급이 어려우며 분양권을 받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1989년 1월24일 이전부터 거주했는가를 확인하는 다른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경수 법무법인 지름길 변호사는 “컨테이너 조립식 가건물, 불법 건축물도 전기는 들어온다”면서 “전기를 언제부터 사용했나를 통해 1989년 1월 이전부터 살았는지 입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1989년 1월24일 이전 거주자에 대한 보상은 이주비에 대한 것”이라며 “대토보상인 분양권 보상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