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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생일 ‘국가 명절’ 지정 가능성…“독자적 위상 공고화”

입력 | 2024-11-26 13:46:00

1월 1일 진행하던 ‘충성 선서’, 올해는 김정은 생일인 1월 8일에 진행
화살머리고지 불모지화·지뢰에 철책 설치…“다층적 단절조치”



2강원 철원군 민통선 내 우리 측 지역인 화살머리고지일대. 2019.5.28.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독자적 위상 강화 차원에서 김 총비서의 생일을 공휴일, 국가 명절로 지정할 가능성이 26일 제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주민들이 매해 1월 1일마다 ‘충성 선서’를 해왔지만, 올해는 김 총비서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에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의 생일에 이같은 행사가 진행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

또 북한은 최근 공식매체나 발행물 등에서 ‘주체 연호’를 삭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선대 지도자의 흔적을 줄이고 김 총비서의 집권을 공고화하기 위한 과정으로 판단된다. 주체 연호는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기점으로 삼는 북한식 연도 표기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를 2021년쯤부터 강화하기 시작해 올해 가시적인 격상을 시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향후 김 총비서의 단독 초상화·배지(초상휘장)의 사용을 확대하고 그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집권 10년 이후 그간의 집권 경험을 토대로 한 일정한 자신감과 함께 김 총비서의 나이가 40세가 된 점 등이 독자 우상화 강화의 배경으로 추정된다”면서 “경제난 등 주민 불만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높이고 위대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과시하며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조치와 관련해 접경지인 화살머리고지에 추가로 철책이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접경지 불모지화·지뢰 매설·철책 설치 등 여러 조치를 취해 ‘다층적 단절’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이 당국자는 “북방한계선(NLL) 근방에 철책이 있지만, 그 아래 군사분계선(MDL) 가까이 철책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다층적인 단절조치로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NLL 일대 방벽 설치, MDL 인근 옹벽과 대전차구(전차 기동 차단을 위해 판 구덩이) 및 토산 등의 장애물 설치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단절 및 ‘적대적인 두 국가’ 의지를 강조하며 귀순을 차단하고 유사시 대전차장애물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MDL 인근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와 장애물 설치는 남북이 완전한 두 개의 국가로 분리됐음을 부각하려는 ‘보여주기식 행위’”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두 국가 단절 조치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국가성’을 강조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 국가 제일주의’, ‘국가부흥 새 시대’ 등의 구호를 내세워 주민들의 자긍심과 기대감을 높이고, 최근에는 ‘김정은 강국’(노동신문 2023년 9월1일) 또는 ‘김정은 강국 시대’(노동신문 2024년 10월21일)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통일부의 분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