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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명태균, 前 부시장과 욕설하고 싸워…이후 내 험담 하고 다녔다”

입력 | 2024-11-26 15:05:00

“명태균 여론조사 방식에 이의 제기했다가 큰 싸움”
“중앙으로 진출하고 싶었던 명태균 실패 후 내 험담하고 다녀”
“ 추측성 음해, 왜곡 늘어나…명태균·강혜경 고소하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명태균 씨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1.26.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여론 조사를 의뢰한 적도 조사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또한 당시 핵심 참모와 명 씨가 욕설에 가까운 싸움을 벌였고, 이후 명 씨가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녔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26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기자설명회에서 명 씨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2021년 1월 중하순 정도에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 씨가) 저를 찾아왔다”며 “그때 (이후로) 두 번 정도 만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만나고서 당시 캠프를 지휘하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에게 ‘(명 씨가) 선거를 돕겠다고 하니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 보라’고 넘겨준 것이 저로선 마지막이다”라며 “그 후 명 씨와 연락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을 일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명 씨가 강 전 부시장과 두 번째 만났을 당시 여론조사 방법에 대한 이견 탓에 격한 언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명 씨의 여론조사 방법과 방식이 전통적인 여론조사와는 달라 강 전 부시장이 이의를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명 씨와 서로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오가는 등) 한마디로 싸움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헤어질 때는 다신 볼 수 없는 상태로 헤어졌다는 것을 보고만 받았다. 저는 그 이후로 한 번도 명 씨를 신경 쓴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그 사건 이후 명 씨가 자신과 캠프에 강한 불만을 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창원에서 활동하던 명 씨의 입장에서는 중앙에 진출하고 싶었을 텐데 우리 캠프에서 거절당한 것”이라며 “캠프 사람들이 목격할 정도로 큰 싸움이 났는데 어떻게 우리 캠프에 발을 들이겠나”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후 명 씨가 자신을 험담하고 다녔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초기에 명 씨가 ‘오세훈이 머리가 나빠서 말을 안 들었다’는 말도 했다”며 “악의적인 험담을 굉장히 반복적으로 했다. 그런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부탁했다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 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 강혜경 씨에게 여론조사 대가로 3300만 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 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다.

오 시장은 “김 씨가 3300만 원을 전달했다는 것 역시 알 수 없었다”며 “명 씨와의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33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나조차도 깜짝 놀랐다”며 “명 씨가 여러 차례 진행했다는 여론조사 등에 대해 ‘우리 캠프에서 필요가 없는데’ ‘비용이 들어갔을 텐데 왜 했지’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 미공개 여론조사가 우리 캠프 선거전략에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무상급식 전부터 저를 후원하신 것으로 안다. 사실 그전에는 그분의 존재감이 제게는 없었다”며 “무상급식 때 이런 ‘표퓰리즘’은 당치 않다는 플래카드가 서울시에 여기저기 붙었고 수소문 끝에 김 씨를 찾아서  감사 전화를 했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다”고 했다.

김 씨가 명태균에 비용을 건넨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오 시장은 말했다. 그는 “저를 돕는다는 취지로 시작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도움보다는 폐가 됐다고 생각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의혹이 불거진 뒤 김 씨와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명 씨와 강 씨 등을 일괄 고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 조치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추측성 음해, 왜곡, 과정 보도도 늘어나고 있다”며 “재료를 제공하는 명태균의 변호인, 강혜경 씨 등 전부 일괄 고소하고 싶지만, 진실은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명 씨와 강 씨에게 공개적으로 말하고자 한다”며 “명 씨와 강 씨는 누구에게 여론조사 자료를 넘겼는지, 이번 주말까지 정확하게 밝혀달라. 왜 자꾸 ‘오세훈 측’이라고 하나. 받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텐데 누군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정된 뒤 추측성 음해 보도에 대해 반드시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