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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기적… 세계화 위해 과학화 필수”

입력 | 2024-11-27 03:00:00

김치연, ‘제2회 위킴 페스티벌’ 열어
R&D 성과와 김치의 우수성 공유



세계김치연구소가 개최하는 ‘제2회 위킴 페스티벌’ 행사가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세계김치연구소 제공


22일은 ‘김치의 날’이었다.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김치의 재료가 하나하나(11월) 모여 22가지(22일) 이상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치의 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제5회 김치의 날 기념식이 열렸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마당에서는 ‘김장’ 행사가 열렸다.

세계김치연구소(김치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김치의 날 기념 ‘제2회 위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위킴 페스티벌’의 이름은 김치연의 영어 약칭인 ‘WiKim’에서 유래한 것으로, 김치 연구개발(R&D) 성과를 널리 알리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발효과학, 김치의 미래를 부탁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제3회 김치 콘텐츠 창작 공모전’ 시상식과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샘 리처드 교수,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계, 학계 등에서 190여 명이 참석했다.

장 소장은 “이번 행사는 김치의 날을 맞아 김치의 과학적 우수성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다”라며 “연구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가 김치 산업 혁신 거점 기관’으로서 김치의 미래를 이끌 과학기술 혁신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제2기 글로벌 김치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리처드 교수는 ‘김치를 통해 배운 것들’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김치는 기적이다. 김장에는 한국의 공동체 정신, 배려와 나눔의 문화가 버무려져 있다”라며 “Korea is cool(한국은 멋지다)”이라고 말했다.

김치연은 2010년도에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다. 김치의 가치와 효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규명하면서 김치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김치 산업의 과학화, 김치의 세계화를 선도하며 김치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문화를 계승 발전한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김치연이 개발한 ‘김치 종균’ 37종은 김치의 맛과 품질 향상은 물론 김치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현재 93개 업체가 김치연이 개발한 종균을 활용해 연간 3만6000톤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과발효와 골마지 예방에 탁월해 수출 김치 업체에서 특히 수요가 많다. 김치 종균의 경제적 가치는 7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양념 속 넣기’ 장치는 김치 생산 공정 자동화를 앞당기고 있다. 김치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는 ‘양념 속 넣기’를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9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현재 32대의 ‘양념 속 넣기’ 장치가 산업 현장에 보급돼 있다.

김치연은 세계 최초로 코호트 분석과 임상시험을 통해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입증했으며, 이상지혈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치 유산균이 면역력을 강화하고 인체 내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규명했다. 최근에는 커피박(커피 부산물)에서 바이오슈가를 추출하고 김치 미생물 발효를 통해 고수율의 젖산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김치연은 배추와 절임, 발효 과정에 이르는 데이터 27만 건과 김치 미생물 유전체 정보(346건), 염기서열 정보(1000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 공정의 주요 품질 지표인 원료(수분, 당도), 공정(절임배추 염도), 김치 숙성도(pH, 유산균 수)를 판정할 수 있는 모델도 구축했다.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력은 김치 품질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김치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장 소장은 “김치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자원과 가치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여긴다. 안타까운 건 세계 김치시장에서 한국 제품보다 일본 제품의 점유율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김치의 과학화와 생산 공정의 자동화는 필수적이다. 그 선두에 세계김치연구소가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