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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초격차 기술 이끌 청년공학도들 한자리에

입력 | 2024-11-27 03:00:00

‘2024 공학페스티벌’ 22일 성료… 73개 공과대 청년 공학도 참가
바이오·로봇 전문가들 대담도
“산업 분야별 특화 인재 양성… 정부 차원 공학교육 혁신 추진”



2024 공학페스티벌이 22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렸다. 창의적종합설계경진대회에 참가한 공학도들과 주요 인사들이 이날을 기념하는 쵤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대한민국의 초격차 기술을 이끌 청년 공학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혁신 기술과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22일 서울 서초구 한강 세빛섬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 공학페스티벌’에는 전국 73개 공과대가 참여했다. 올해로 13회째인 국내 최대 규모 공학 축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공학교육혁신협의회가 주관했다.


●국내 최대 공학축제

‘공학은 축제처럼, 혁신은 즐겁게’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 시상식과 산업계 인사들의 지식토크쇼 ‘우주 최강 디알로그’, 시민들이 제작한 미래 상상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영상쇼 ‘영상 EX’ 등으로 진행됐다.

지식토크쇼에 참석한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은 “한국의 제약시장은 2023년 약 32조 원으로 글로벌 시장의 2∼3% 규모지만, 신약후보물질 개발 수는 3000개 이상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김준수 베어로보틱스코리아 대표이사는 “한국 시장은 세계 로봇 산업의 ‘시험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빠르게 변하는 로봇 기술 환경에 맞춰가면서 기술을 완성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홍준 모라이 대표이사는 자율주행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레벨 3, 4 수준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환경 인식, 위치 인식, 경로 계획 등 다양한 기술이 통합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맞춤형 의료의 강화에 AI가 활용되고 있으며, 로봇의 군집제어와 자율주행 시스템에도 AI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인재들에게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와 도전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시장 상황에서 새 기술과 방법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자기 역량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말처럼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걸어 보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주저 없이 도전하고 그 경험을 자신의 자산으로 만드는 태도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사장은 “실패를 극복하는 끈기와 용기, 빠른 속도로 진행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성대 선인장 생체모사팀 국무총리상

공학 축제의 주요 행사인 ‘창의적 종합설계(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는 전국 73개 공과대 146개 팀이 참여했다. 공대생 심사위원단 146명과 국민 심사위원단 3000명의 심사를 거쳐 국무총리상 1개 팀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12개 팀이 선정됐다.

창의적종합설계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성균관대의 선인장 생체모사팀. 백상열 성균관대 시스템공학부 교수(뒷줄 오른쪽)가 작품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국무총리상은 성균관대 선인장 생체모사팀이 받았다. 이들이 개발한 ‘신체 부착력 제어가 가능한 4D 프린팅 마이크로니들’은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해 피부 부착력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일명 ‘붙이는 주사기’)이다.

마이크로니들은 패치에 있는 작은 바늘을 통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전달기술이다. 기존 마이크로니들은 자체 고정력이 없어 의료용 테이프나 접착제를 써야 하고, 이로 인해 피부 손상과 통증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형상기억고분자를 활용해 별도의 접착제 없이 온도 변화로 쉽게 탈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선인장 생체모사팀의 리더를 맡은 최승범 씨는 “앞으로 여러 전공 간의 협력과 교류를 지속해 공학적 혁신이 단순히 기술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공학기술 진정한 가치 실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작품 중에는 국립부경대 라이트형제팀의 ‘색각 이상 운전자도 쉽게 보는 신호등 컬러가이드’도 있다.

색각 이상자들은 운전 시 점등 색이 아닌 점등 위치로 신호등을 판단해 신호등 인식에 큰 불편함을 겪는다. 라이트형제팀은 신호등 정보를 차량 내부로 가져와 색각 이상 운전자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신호등을 인식하게 하는 신호등 컬러가이드를 개발했다.

이 작품은 차량 내부에서 신호 정보를 알려주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형태로 제작됐다. 라이트형제팀의 리더를 맡은 김민재 씨는 “공학도로서 앞으로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제시하며, 공학과 기술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립대 오정테크팀은 ‘터널 내 레일 로봇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협동을 통한 자동차 2차 사고 예방 시스템’으로 장관상을 받았다. 이 시스템은 터널 상단에 300m 간격으로 설치된 레일 로봇이 순찰 상태에서 AI로 교통사고를 모니터링한다. 로봇 중 하나가 사고를 감지하면, 여러 로봇이 경고등을 점등해 후방 차량에 사고 정보를 알린다.

각 로봇은 중앙 서버와 통신하여 사고 발생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최적의 위치(사고 지점 1km 전)로 이동하여 경고 신호를 전달한다. 오정테크팀의 리더를 맡은 김도협 씨는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두며, 기술로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공학도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바이오-로봇 등 혁신기술 선보여

공학페스티벌은 2012년 시작해 지금까지 3020여 개의 우수한 공학 작품을 배출했고, 이날 행사도 이러한 공학페스티벌의 성과가 이어지는 자리였다.

특히 올해는 바이오와 4D 프린팅, 자율주행 로봇, 모바일 앱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들이 대거 선보였다는 것이 산업부의 평가다. 특히 시각 장애인, 발달장애 아동, 뇌종양 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선보인 작품들이 많았다.

강감찬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우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은 공학인재의 역량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공학교육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맞춤형 정책 수립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함께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보유한 실전형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자 2007년부터 창의융합형 공학인재양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공과대학 스스로 산업계 수요 및 대학 특성에 맞는 공학교육 혁신 방향과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운영하여 창의적 공학 인재를 양성하고 공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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