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올해 합계출산율 0.74명… 9년만에 반등할 듯”

입력 | 2024-11-27 03:00:00

저출산위 “작년보다 0.02명 증가”
코로나때 미뤘던 결혼 증가 등 영향
“저출생 해법에 결혼-고용 정책 필요”



2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8회 맘앤베이비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유모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4.11.21/뉴스1


올해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신생아 수)이 0.74명으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소폭 반등할 것이란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했던 결혼이 지난해부터 재개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6일 “올해 합계출산율이 지난해(0.72명)보다 0.02명 늘어난 0.74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지난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올해 출산율이 더 하락해 0.68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국내 출산율은 2002년 1.18명으로 초저출산(출산율 1.3명 이하) 국가에 진입했으며 이후 1.2명 안팎을 오가다가 2016년부터 급격히 줄었다. 2018년에는 0.98명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지난해에는 0.72명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반등을 두고 청년층이 코로나19 확산 당시 미뤘던 결혼을 지난해부터 재개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결혼 건수는 1만752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늘었다. 올 7, 8월에는 출생아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9%, 5.9% 늘며 두 달 연속으로 2만 명을 넘었다. 실제로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최근 인기 결혼식장은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결혼을 준비 중인 박모 씨(29)는 “알아봤더니 괜찮은 예식장은 1년 치 예약이 꽉 차 있더라”고 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다소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1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2.5%로 2014년(56.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68.4%)도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출산율이 0.74명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5년에는 0.76명으로 더 오르고 2026, 2027년에는 0.77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이 출산율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일·가정 양립 등을 정책적으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이번을 계기로 정책적 논의를 더 활성화해 출산율 반등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출산 중심이었던 정책을 결혼, 고용 등으로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