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동물 교환으로 반입…멸종위기 1급 4월 폐사한 새끼 태백과 같은 질병에 죽음 2019년부터 시베리아호랑이 14마리 폐사 질병·사고…평균 수명 15세 체운 건 2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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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서 머물던 멸종 위기 1급 야생동물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또 폐사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25일 시베리아호랑이 조셉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서울대공원은 “조셉은 서울동물원 시베리아호랑이 중에서도 모델 같은 외형과 다부진 몸집으로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며 “도도하지만 암컷 호랑이인 펜자에게만큼은 다정한 모습이 인상적인 호랑이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공원은 “늠름하게 서울동물원을 지켜주던 호랑이 조셉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조셉의 갑작스런 폐사 소식에 담당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간 우리 조셉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추모 공간은 동물원 남미관 뒤편 동물위령비로 정해졌다. 추모 기간은 다음 달 3일까지다.
백두산호랑이, 한국호랑이로도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는 멸종위기 1급 동물로 과거 한반도에 실제 서식했던 호랑이다. 아무르호랑이(Amur tiger)로도 불린다. 조셉은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가 관리하는 국제 호랑이 혈통서(International tiger studbook)에 등록된 순수혈통 시베리아호랑이다.
조셉은 독일 에버스발데(Eberswalde) 동물원의 페스터스(Festus)와 네덜란드 오웨헨즈(Ovwehands)동물원의 에바(eva) 사이에서 2011년 2월28일 태어났으며 2017년 체코 즐린동물원에서 동물 교환을 통해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조셉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베리아호랑이 관리에 비상등이 켜질 전망이다. 2019년에서 올해까지 5년 간 시베리아 호랑이 14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시베리아호랑이 평균 수명인 15세를 채운 개체는 2마리에 그쳤고 나머지는 질병이나 사고로 죽었다. 주요 질병은 열사병, 범백혈구감소증, 만성간염으로 인한 간부전, 간질성 폐렴, 신부전 등이었다.
조셉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새끼 태백과 유사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19일 폐사한 태백의 사인 역시 조셉처럼 급성 간담도계 질환이었다. 태백 역시 조셉처럼 지난 2월부터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배변 악화에 이은 먹이 거부 등 상태 변화까지 닮은꼴이다.
태백이 폐사 후 외부 기관에 의뢰해 시베리아호랑이 연쇄 폐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던 서울대공원으로서는 조셉까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죽으면서 더 큰 고민을 떠안게 됐다.
시베리아호랑이 폐사가 이어지자 서울시의회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의회 유만희 의원(강남4·국민의힘)은 지난 7일 서울대공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대공원이 AZA인증(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 인증 기준)을 받았지만 그에 합당하게 동물관리를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같은 AZA인증을 받은 에버랜드의 경우 최근 5년 동일 기간 호랑이 폐사 건수는 1마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홍연 서울대공원장은 “호랑이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동물에 대한 전담 관리 인력 확충과 건강 모니터링 강화, 최신 치료기술 도입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답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