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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커 제거’ 견적 간 청소업체…“제거 비용 상당할 것”

입력 | 2024-11-27 09:37:00

“아크릴 물감은 연마 작업 같이 해야”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바닥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 래커칠이 돼 있다. 2024.11.24.[서울=뉴시스]


한 청소업체가 최근 시위가 진행됐던 서울 한 여대에 래커 제거 견적을 내기 위해 방문한 후기를 전했다. 업체 측은 래커칠의 범위가 넓고 다양한 석재에 칠해져 작업이 까다로운 만큼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5일 인천에서 특수청소·고압세척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블로그에 ‘여대 낙서, 래커 제거 견적 다녀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왕복 3시간 넘게 걸려 래커 낙서가 된 대학에 다녀왔다”며 “도착하자마자 정문 외벽에 낙서가 보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넓은 범위에 (낙서가 돼 있어) 놀라고 실내에도 있어서 또 놀랐다”며 “낙서가 된 장소도 제각각에 래커도 한둘이 아니고 성분이 다른 종류들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건물 외부뿐 아니라 내부 대리석 바닥과 벽 곳곳에 ‘학교의 주인은 학생’, ‘여대의 주인은 여성’ 등 시위와 관련한 문구가 적힌 모습이 담겼다.

A씨가 방문한 학교는 성신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신여대 재학생들은 최근 국제학부 남자 신입생 입학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A씨는 “실내 대리석 낙서는 지우고 나서 연마 후 색 조합도 다시 맞춰줘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래커 제거는 작업 과정이 까다로워 힘들고 반복 작업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돼 비용도 더 올라간다”고 밝혔다.

A씨는 얼마나 지워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래커 낙서 일부를 지워본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석재 재질인 벽면의 검은색 래커 낙서 일부는 약품을 뿌리자 대부분 지워졌다.

그러나 석재 계단에 칠해진 빨간색 래커는 약품만으로는 제거가 되지 않았다. A씨는 “약품에 반응이 없다. 같은 재질의 석재여도 이렇게 다르다”며 “반복 작업으로 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부 벽면엔 래커가 아닌 아크릴 물감으로 추정되는 재료를 사용한 낙서도 있었다. A씨는 “색이 스며들어서 약품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대리석 폴리싱(연마) 작업이 같이 들어가야 한다”며 “이 부분만 해도 금액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덕여대는 재학생들의 시위 끝에 지난 21일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래커 시위 배상 문제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대학은 학내 정상화를 위해 폭력사태, 교육권 침해, 시설 훼손 및 불법 점거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단호히 실행해 학교를 지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동덕여대 측은 이번 시위로 최대 5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추정치를 공개했다. 학교 측은 지난 15일 “외부 업체의 추정액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피해 금액은 24억 4434만원에서 54억 4434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