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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지하철 지연·항공편 결항…교통사고도 잇따라

입력 | 2024-11-27 11:31:00


기록적인 첫 눈이 내린 2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횡단보도 신호등이 기울어져 있다. 이 사고는 밤새 내린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가로수가 신호등과 연결된 전선줄을 끌어당겨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1

27일 새벽 서울에 11월 적설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울, 수도권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며 버스와 지하철 승객들이 제대로 승하차하지 못 하는 경우가 발생했고, 도로 위 차들은 빙판길에 속도를 내지 못해 거북이걸음을 이어갔다.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도 잇따랐으며 항공편과 배편 결항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폭설 여파로 서울 지하철 9호선은 한때 최대 9분가량 지연됐다.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눈으로 인해 차량기지에서 열차를 출고하는 작업에 지연이 발생해 열차 운행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열차 지연으로 지하철 내부와 역사에 사람이 몰리자 “밀지 마세요” “내릴게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지하철 1∼8호선에서도 일부 지연이 발생했다. 승강장에 갑자기 승객들이 몰리면서 안전문을 닫는 데에 시간이 걸려 일부 열차가 지연됐고, 5·7호선 군자역에서는 습기 때문에 승강장 안전문이 고장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엔 “지하철 몇 대를 보내고 겨우 탔다”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도 늦었다” 등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글이 올라왔다.

27일 강원 홍천 서석면 수하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석터널 인근 교통사고 현장.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전국 곳곳에서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6시 44분경 강원 홍천 서석면 수하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석터널 인근에서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오전 8시 3분경엔 전북 익산∼포항 고속도로 익산 방향 장수IC 인근에서 25t 화물차가 쓰러져 위험물질 300∼400ℓ 중 일부가 누출되기도 했다.

오전 8시 19분경 서울 성산대교 북단 방향에선 접촉 사고가 발생해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여파로 도로가 부분 통제되면서 출근길 혼잡이 이어졌다. 같은 시간 천호대로(군자교통단→군자교 입구) 4차로에서도 추돌사고가 발생해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27일 전북 진안군 익산-포항고속도로 장수IC에서 진안방향 10㎞ 지점에 25t 화물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도됐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하늘길과 바닷길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으로 이날 예정된 항공편 가운데 12편이 기상 악화로 취소됐다. 인천공항은 1219편 중 1편이 취소됐으며,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운행 예정이었던 625편 가운데 11편이 취소됐다. 전남 목포∼홍도와 경북 포항∼울릉도 등 전국 74개 항로에서는 여객선 96척이 폭설로 운항을 멈췄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서울 동북권과 경기 광주시·양평군, 전북 진안 등에 대설경보가 내려졌고, 그 밖의 수도권과 강원 영서 중남부, 충청 북부와 남부 내륙 곳곳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28일 오전까지 서해상에서 다시 눈구름대가 들어오면서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내륙, 전북동부, 경북북부내륙, 경남북서내륙에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눈이 다시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