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K컬처 뮤지엄에 전시된 체험형 상호작용 콘텐츠 ‘인 더 픽처(In the Picture)’.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VR(가상현실) 고글을 쓰고 발걸음을 떼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관객은 갤러리 매니저가 되어 전시회를 준비하다가 그림과 현실이 얽힌 초현실적인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갤러리를 탈출하기 위해선 그림 속 세계의 비밀을 풀어야만 한다. 인공지능(AI)이 그려낸 그림 속 세상에서 관객들은 가상의 화가 ‘말로’의 기묘하고도 비극적인 이야기를 체험하고, 몰입하게 된다. 고립, 광기, 후회와 같은 감정의 폭풍을 지나면서 인간의 고통을 치유할 예술의 힘을 깨닫게 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체험형 상호작용 콘텐츠 ‘인 더 픽처(In the Picture)’의 이야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뉴콘텐츠아카데미(NCA) 과정 1기 교육생 출신인 강동완 감독이 제작한 전시로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K콘텐츠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27일 강 감독은 “모든 작품에는 작가가 만든 새로운 세계가 존재한다”며 “비극적인 화가 말로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고통, 예술의 치유적 힘, 기술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면서 관객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K컬처 뮤지엄은 기존에 미디어 전시관으로 운영하던 ‘비비드 스페이스’를 새단장한 1189㎡ 규모의 체험형 전시공간이다. 외관 전면에 설치된 대형 건물외벽영상(미디어 파사드)을 포함해 발광다이오드(LED) 체험관 2곳 등 총 6개의 전시 및 체험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개관을 기념해 XR(증강현실) 전시인 ‘비욘드 바운더리스’가 진행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출신으로 현재 아트코리아랩(AKL)에 입주한 기어이가 기획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인 더 픽처를 비롯해 ‘영혼의 숨결’ ‘종이새’ 등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5편이 전시된다.
미디어 파사드와 전시관 #1·#2에서는 한국의 자연, 미지의 세계 여행 등을 주제로 최신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12개의 몰입형 콘텐츠를 상설 전시한다. 특히 5m 높이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에서는 바다 속을 유영하는 느낌의 ‘상상의 바다’, 키네틱 아트(운동이나 움직임을 강조하는 예술작품) 방식으로 보석의 질감을 표현한 ‘젬스톤’이라는 콘텐츠가 펼쳐진다. 전시관 #4에서는 차세대 미디어 아트 작가인 ‘빠키’의 ‘중첩된 리듬’ 등 총 8개의 작품을 전시한다.
K컬처 뮤지엄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 있다. 여행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학생 어린이 등 공항을 방문하는 누구나 연중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휴관한다.
이한규 기자 hanq@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