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임란 칸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 지지자들이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2024.11.26.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보안군은 이슬라바마드에 설치된 컨테이너 장벽을 뚫고 의회 등 주요 건물이 위치한 곳으로 진입한 칸 전 총리의 시위대 약 수백 명을 체포했다. 군은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사용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보안군 4명을 포함, 최소 6명이 사망했다.현지 매체는 병원 관계자들을 인용,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50명 이상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수도 내에는 지난주부터 칸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이들의 크고 작은 시위들이 계속됐다. 특히 24일엔 칸 전 총리의 요구로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과 그 지지자들 수천명이 수도로 장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정부의 수도 내 집회 금지 및 도로 봉쇄 조처에도 이슬라바마드로 진입을 계속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군은 26일 “필요시 실탄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크리켓 스타 출신인 칸 전 총리는 큰 인기를 등에 업고 2018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다만 외교정책 등에서 정치권 실세인 군부와 마찰을 빚었고, 2022년 4월 의회에서 불신임이 가결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부패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지난해 8월부터 수감중이다.
칸 전 총리가 이끄는 PTI는 올 2월 총선에서 출마할 수 없도록 금지당했지만 PTI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최다 의석을 획득했다. 다만 군부의 지원을 얻은 여당이 다른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유지해오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