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하트 힐링’ 사업 범죄 피해 청소년-수용자 가족 신체적 외상-정서 불안 겪거나, 가족이란 이유로 ‘사회적 낙인’ 위기 가정 긴급 생계비-심리 상담… 미래 설계 위한 자기계발비 지원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박성미(가명) 씨는 이혼 후에도 헤어진 남편의 스토킹을 당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박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매일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엄마로서 참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과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가 지원하는 긴급 생계비와 심리 상담 서비스를 알게 됐고 도움을 받으며 일상이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씩 제공되는 반찬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다시 힘을 낼 수 있었고 절약한 식비로 조금씩 저축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 정서 불안 시달리는 범죄 피해 청소년
월드비전은 올해부터 3년간 범죄 피해 청소년과 수용자 자녀들을 돕기 위한 ‘하트 힐링(Heart Healing)’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와 법무부 교정본부, 소망교도소, 수용자 자녀 지원기관 ‘세움’ 등 전국 기관 60여 곳과 협력해 범죄 피해 청소년과 수용자 자녀에게 심리 상담 및 가족 회복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하트 힐링’ 사업은 먼저 경제적 위기를 겪는 가정에 긴급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 비용 등을 지원한다. 이후 피해자 및 피해자 가정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심리 상담, 치료비 지원 등을 하며 학업을 위한 자기계발비도 제공한다.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일상을 회복하고 청소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박 씨의 남편은 현재 가정 폭력으로 수감 중이고, 자녀들은 범죄 피해자인 동시에 수용자 자녀이기도 하다. 월드비전은 이런 점을 고려해 박 씨와 박 씨의 자녀들에게 통합 지원을 제공했다. 박 씨는 “심리 상담을 받은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이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게 됐다”며 “아이들이 ‘커서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눈물이 났다. 받은 도움을 발판으로 삼아 흔들리지 않고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양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범 줄이는 가장 큰 동기 부여는 가족”
천희정(가명) 씨의 경우 남편이 갑작스럽게 수용자가 되며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왔다.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혼자 밀린 월세와 관리비를 내기 어렵다 보니 막막한 상황이었다. 천 씨는 “미납액이 너무 커서 한 번에 내기 어려웠는데 ‘힐링 하트’ 사업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식당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아이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며 “저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힘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