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퇴임前 휴전 성사 원해 “인질석방-평화정착” 동시 압박 양측 “철군” “석방” 협상진전 없어 이, 가자 북부 55일째 포위-공습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27일 ‘60일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정은 요원한 상태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7일부터 계속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는 사실상 폐허로 변했다.
현재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완전 철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의 우선 석방 및 하마스 무력화를 휴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서 좀처럼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그간 중재 역할을 해 온 카타르와 이집트도 협상 진전과 관련된 기대를 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측은 27일 “휴전 협상이 준비됐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성사를 공개하며 “가자지구 역시 평화와 번영을 누려야 한다. 하마스의 유일한 선택지는 인질을 석방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모두 압박했다. 또한 그는 내년 1월 퇴임 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시키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도 CNN에 “헤즈볼라가 휴전에 동의하는 것을 보며 하마스 또한 동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퇴임 전 마지막 외교 치적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미국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 중재를 원하는 이스라엘에 “하마스와 휴전하면 수교 중재를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간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도 없다”고 밝혀 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을 26일 사우디에 급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5일부터 가자지구 북부의 주요 도시인 자발리야를 55일째 포위하고 있다. 이 기간 가자 북부 전역에 구호품 보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유엔 등은 “주민들이 굶어죽을 위기인데도 방관한다”며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