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상과 약식회담서 유감 표명 세계유산위서 계속 문제 제기할 것 ‘초치’ 항의? 형식은 중요하지 않아”
조태열 외교부 장관(사진)이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에 따른 ‘외교 실패’ 지적에 대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27일 처음 밝혔다. 그는 “(일본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 나가고 성실한 이행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결과가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8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 장관은 “협상을 지휘한 것도 저고, 책임도 제가 진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전날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외상과의 약식회담에서 “우리가 왜 (추도식에) 불참하게 됐는지 그 결정의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며 “상세히 설명하는데 유감 표명 없이 설명이 가능했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전날 외교부는 약식 회담 사실을 알리며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이어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협력만 강조했을 뿐 조 장관이 유감을 표명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도 “약식 회담 뒤 ‘우리 정부의 추도식 불참 이상의 항의 표시는 없다’는 취지로 들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의 유감 표명 때 상대국 인사를 불러 항의하는 ‘초치’ 형식을 택하지 않은 데 대해선 “이미 불참이라는 항의 표시도 했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부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소통을 하면 되는 것이고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