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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만에 등장한 해리스…“전례없는 성과” 강조하며 ‘자축’

입력 | 2024-11-28 11:20:00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달 5일 치러진 대선에서 패배한 뒤 3주 만인 26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 9분 동안 진행한 화상 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해낸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며 지지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그러나 선거 패인에 대한 분석 없는 메시지를 두고 “성찰 없이 자축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선거 기간 자신을 위해 일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해당 영상은 해리스의 공식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지지자들과 대선 기간 자신을 위해 일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다. 6일 대선 패배 승복 후 잠행을 이어가던 해리스는 추수감사절(28일) 인사를 전하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해리스 공식 유튜브 캡처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번 선거의 결과는 분명히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고, 우리는 이것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었다”면서도 “나는 우리가 치른 선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고, 107일 동안 우리가 해낸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액 기부자들의 모금액만 약 15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모금 성과를 “역사적인 기록”이라고도 자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려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월 21일 ‘고령 리스크’로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면서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시점에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짧은 기간에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을 모금하며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7개 경합주를 모두 내주며 크게 패했다.

이날 해리스의 연설은 6일 대선 패배 승복 연설을 한 뒤 잠행을 이어가던 그의 첫 공개 행보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패배 요인에 대한 언급 없는 메시지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축만 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재정 담당자 린디 리는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형편없는(disastrous) 캠페인에 대한 사후 분석이나 분석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해리스를 비전 있는 리더로 추켜세웠고, 어느 순간에는 추수감사절 레시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캠페인 재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모금 성과를 언급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해리스 캠페인이 선거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기부금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돼 논란을 샀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현재 해리스 캠페인이 약 2000만 달러의 빚을 진 상태라고 밝혔다. 대선 기간 친(親)민주당 성향 단체에 기부했다는 ‘금권 선거’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보수 진영에서도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전 폭스뉴스 앵커 빌 오라일리는 뉴스네이션에 “마치 뉴욕 제츠(성적 부진으로 유명한 미식축구팀) 같다. 미식축구를 안다면, 아무도 잘못한 게 없지만 팀 성적은 3승 8패라는 소리”라며 “사람들이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깨닫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