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슬파트너스(ENSL)는 창업자와 함께하는 Co-Builder 입니다. 우수 스타트업을 초기 발굴, 직접·후속 투자로 액셀러레이팅해 성장과 성공을 돕습니다. 2024 투자연계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지원 중인 엔슬파트너스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보건복지부의 시군구별 치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23년 기준 1369만 4021명으로 전체 인구의 26.5%에 달한다. 이 중 치매환자는 101만 400명으로 치매환자 유병률은 7.4%다. 이 외에 ▲최경도 환자 17만 5809명 ▲경도 환자 41만 8305명 ▲중증도 환자 25만 9672명 ▲중증 환자 15만 6612명이다. 경도 인지장애 환자도 278만 6628명으로 환자 유병률은 20.4%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치매·인지 능력 저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부끄럽거나 주변의 시선이 무서워 치매·인지 능력 저하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검사를 받을까 고민해도 혹시 문제가 생길까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꿔 원인을 빨리 찾는다면 치료 가능성도 높다. 복잡한 과정 없이 쉽고 빠르게 정신 건강·인지 능력을 진단하는 디지털 치매 예상 솔루션을 찾는 이유다.
박영욱 영앤 대표 / 출처=IT동아
영앤(Youngand)은 디지털 치매 예방 프로그램 ‘뇌건강놀이터’를 개발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뇌건강놀이터는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텔레비전에 전용 셋톱박스를 연결, 치매 예방 훈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외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함께 배치해 어르신의 동작과 음성을 인식, 어르신의 인지 능력을 분석하고 파악한다.
낯선 디지털 기기보다 친숙한 TV로 치매를 예방한다
어르신 정신 건강 및 인지 능력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매 예방 솔루션은 주로 스마트 기기 활용을 전제로 한다. 가상·혼합현실(VR·MR) 장비를 써 과거 기억을 회상하거나 음성 인식 기술로 인지 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르신 대다수는 스마트 장비가 익숙하지 않고 외부인의 도움을 받아야 사용 가능한 경우가 많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치매 프로그램이 노인복지센터 또는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유다.
영앤이 텔레비전(TV)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발한 것도 어르신의 활용 성향을 고려한 결과다. 박영욱 영앤 대표는 “어르신은 최신 스마트 기기를 어려워하지만, TV는 친숙합니다. 매일 쉬는 시간에 TV 앞에 앉아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가며 원하는 콘텐츠를 감상하니까요. TV를 활용해 정신 건강과 인지 개선 프로그램을 공급하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뇌건강놀이터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영욱 대표는 어르신을 관리하기 위한 휴먼 터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지 개선 훈련도 필요하지만, 주기적으로 연락·방문 등을 통해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갑자기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거나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앤도 뇌건강놀이터 서비스를 통해 어르신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향후 범위를 넓혀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어르신이 뇌건강놀이터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는 모습 / 출처=영앤
뇌건강놀이터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수집된 동작과 음성을 활용한다. 정답·오답 여부를 판단하는 것 외에 ▲반응 시간 ▲동작 정확성 ▲좌우 균형 ▲박자 감각 등 여러 데이터를 정리한 후 정신 및 인지 능력 상태를 알려준다. 영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정형화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단순한 동작이라도 미세한 차이를 분석해 치매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치매는 중증으로 발전하면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기에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 박영욱 대표는 “치매를 진단하는 기술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치매를 빨리 발견하고 대응하는 게 중요한 시점인데요. 뇌건강놀이터 서비스 같은 치매 예방 및 관리 장비가 앞으로 중요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개발은 쉽지 않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서 인공지능 개발 팀장으로 일하며 업계 경험을 쌓은 박영욱 대표지만, 기획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현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완성한 이후에는 어르신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기기를 구매해 쓰는 게 아닌 월구독 방식이라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의 반감을 산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뇌건강놀이터를 경험하면 대부분 충성고객이 된다는 게 박영욱 대표의 설명이다.
디지털 치매 예방 분야의 ‘넷플릭스’가 되고 싶어
박영욱 대표의 꿈은 넷플릭스처럼 디지털 치매 예방 콘텐츠를 방대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32개 콘텐츠를 확보했지만, 꾸준히 양질의 콘텐츠를 늘려 즐겁게 정신 건강 및 인지 능력 개선 운동이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간편한 조작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 ▲어르신 이상 현상을 인지하는 기능 등의 고도화 작업도 2025년을 기점으로 하나씩 완성할 예정이다. 광주 소재 노인복지타운과 협약도 준비 중이다.
박영욱 영앤 대표 / 출처=IT동아
목표를 하나씩 실현하고 있는 영앤의 성장에는 엔슬파트너스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 민관공동창업자 발굴육성사업인 ‘프리팁스 시드트랙’으로 엔슬파트너스와 인연을 맺은 영앤은 자금 지원 외에도 사업 방향성을 구체화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박영욱 대표는 “엔슬파트너스 추천으로 프리팁스 시드트랙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데 사업의 장기적 방향성 설정에 필요한 컨설팅과 멘토링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초기 여러 도움이 필요한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시니어 생활공간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인 영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로봇 ▲스마트 침구·가구 ▲고독사 예방 서비스 등 시니어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뇌건강놀이터와 연동되어 작동하도록 하나씩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박영욱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치매를 관리하는 것은 복지와 관련 있습니다. ‘젊음(Young)’과 ‘그리고(And)’라는 뜻을 담은 기업 이름처럼 젊음 이후의 인생을 사는 어르신들의 행복과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