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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물컵 엎질러”·“정부 책임”…여야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 질타

입력 | 2024-11-28 13:40:00

정부, 추도식 하루 전 불참 통보…‘日 진정성 문제’ 이유
여 “日 약속 불이행 질타해야”…야 “애초 정부 합의 부실”
조태열 외교장관, 야당 거취 압박에 “책임 통감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8 뉴시스


여야는 일본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약속했던 추도식에 우리 정부가 불참하면서 파행을 빚은 데 대해 28일 한목소리로 외교부 책임을 물었다. 여당은 “일본이 물컵을 오히려 엎지른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진정성 문제를 겨냥한 반면 야당은 애당초 정부 합의가 부실했다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지난 24일 일본이 주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대한 현안질의가 열렸다. 우리 정부가 하루 전 불참을 통보하면서 추도식이 사실상 파행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진정성이 결여된 추도식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사도광산 추모식 불참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화살을 일본 정부에 돌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조선인을 강제노동으로 끌고 갔다는 일본의 외교적 발언을 이끌어낸 것은 외교 성과였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 일본의 맹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기웅 의원은 “(일본이) 약속을 제대로 안 지킨 것에 대해서 질타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와줘야 된다”며 “일본의 잘못된 행동을 열심히 알려서 일본에게 큰 국제적 압력이 가도록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물컵의 반을 채웠으니 일본에서 반을 채워달라 했는데 반을 채우기는커녕 오히려 물컵을 엎질러 버렸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저 같으면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를 소환하든가 했다. 일본에 전향된 자세를 촉구하기 위해서 이것 이상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조 장관의 거취 결단을 요구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이 “책임을 지겠다”고 하자 “(장관)직에 대한 책임도 포함이냐”고 물었고, 조 장관이 “판단하겠다”고 답하자 재차 “스스로 의사를 밝히시는 것도”라며 압박했다. 이에 조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애초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과정 당시 합의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놀랐다는 발언이 놀라웠다”라며 “이번 사도광산 건은 합의 자체가 군함도 건에 비해 부실하다. 그래서 예견된 외교참사라는 얘기가 있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을 두 번 욕보이는 참사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 장관도 “(부실 합의) 비판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고 수긍했다.

다만 조 장관은 ‘불참 결정’에 대해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 하에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일본과의 협의에서 우리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추도식 불참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된 데 대해 외교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안질의에 앞서 외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달 제12차 SMA를 통해 2026년∼2030년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한 바 있다. 협정에 따르면 2026년도 분담금은 1조5192억원으로, 전년(1조4028억원) 대비 8.3% 늘었다.

외통위는 정부에 방위비분담금 결정 방식을 총액형에서 소요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논의할 것 등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했다. 또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직접 고용 제도 전환을 통해 한국의 노동법을 적용받도록 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도 부대의견으로 달았다.

이 외에도 외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 촉구 결의안’도 통과시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