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국내 e스포츠 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가 2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e스포츠 글로벌 생태계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토론회 (사진=게임동아)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 충청남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는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의 위치를 지켜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충청남도는 현재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건립하고 있는 등 충청남도를 e스포츠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한국 e스포츠 선수들 (사진=게임동아)
현재 한국은 김관우 선수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2024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에서도 페이커 선수가 이끌고 있는 T1이 우승을 하는 등 e스포츠 강국다운 실력을 과시하고 있기는 하나, 엄청난 자본을 투자해서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중국,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쫓기는 중이다.
단국대학교 전용배 교수 (사진=게임동아)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전용배 교수는 ‘변화하는 e스포츠산업 생태계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전용배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산업은 1514억 4천만원 정도로 추산되며, 인기 선수들의 뛰어난 활약 덕분에 관심도가 계속 높아지면서 프로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의 1/4 규모까지 성장한 상태다.
다만, 내수 시장이 한계로 인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으며, 특히 엄청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중국, 정부 차원으로 나서서 IOC와 손잡고 오는 2025년 e스포츠 올림픽 개최를 확정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주도권을 뺏길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용배 교수는 e스포츠 전문가들과의 의견을 나눠본 결과, 국가차원의 E스포츠 대회 및 국제 표전 정립 등을 통해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는 것과, e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 e스포츠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줄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 IP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와의 협업체계 구축 등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김우진 수석팀장 (사진=게임동아)
크래프톤 김우진 수석팀장은 ‘게임사에서 생각하는 e스포츠 산업 발전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우진 팀장은 한국 e스포츠가 뛰어난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기는 하나, 게임사, 운영사, 팀/선수 등 참여자들의 투자 대비 수익이 일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며,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키고, 팬덤 비즈니스를 더욱 더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e스포츠 산업이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서 팬들에게 제공하는 콘텐츠의 제작 퀄리티를 더 높이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의 결합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시켜야 하며, e스포츠 대회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하는 내용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유윤옥 콘텐츠기반본부장 (사진=게임동아)
한국콘텐츠진흥원 유윤옥 콘텐츠기반본부장은 ‘지역 콘텐츠 산업을 관통하는 e스포츠’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e스포츠 분야만 봐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 e스포츠 경기장 9개가 밀집되어 있으며, 지방에는 현재 건립중인 충남 e스포츠 경기장까지 5곳에 불과한 만큼, 지역 e스포츠 활성화가 지역 불균형 심화의 해결 방안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역 경기장을 기반으로 연고팀을 창단하고 리그를 운영, 그리고 e스포츠 전문 기관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면, 선수, 감독, 코치, 해설, 중계,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엔터테인먼트 학과 이재명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는 문체부 이영민 게임콘텐츠산업과장, NC소프트 장현영 상무,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처장,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관우 선수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문체부 이영민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e스포츠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 위치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e스포츠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e스포츠를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발표 때 나왔던 e스포츠 대회 세액 공제에 대해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대회인 만큼, 필요성을 느끼고 있긴 하나, 세금 문제인 만큼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처장은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학교 대항전 형태로 e스포츠 대회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 2회째를 맞은 대회가 26개 대학, 31개팀이 시드권을 획득할 정도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가 대회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홍보까지 직접 참여하는 등 e스포츠 산업 전반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화 시킨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내년에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스포츠 글로벌 생태계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게임동아)
김관우 선수 역시 e스포츠 대회 확대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스트리트파이터5가 출시된지 6년된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력을 유지할 수 있던 것은 훌륭한 선수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됐기 때문이라며, 많은 대회는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NC소프트 장현영 상무는 페이커 선수 등 훌륭한 선수들이 한국 e스포츠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지만,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전세계 e스포츠 팬들이 가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e스포츠의 성지 같은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다른 관람형 스포츠와 달리 체험형이라는 것이 e스포츠의 가장 큰 차별점인 만큼, e스포츠 경기장도 대회때만 운영되는 한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진입장벽을 낮춰서 누구나 쉽게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ra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