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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공장’ 차려 오징어게임 ‘○△□’ 문양 새긴 마약 만들어 판 일당 검거

입력 | 2024-11-28 15:43:00


마약 제조 설비를 갖춘 농가주택에서 A 씨가 만든 메스케치논 알약. 부산경찰청 제공


인적이 드문 농가주택에 마약 생산 설비를 갖추고 알약 형태의 마약을 대량 생산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마약 제작자 20대 A 씨와 판매책 등 9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기고 1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 등은 올 2월부터 10월까지 해외에 밀반입한 마약 원료인 ‘메스케치논’에 식용색소 등을 섞어 알약 형태의 마약 1만 정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메스케치논은 필로폰과 비슷한 환각 효과를 주는 마약으로 유엔은 지난해 통제물질로 지정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한 마약이 메스케치논의 유사체인 ‘알파-피아이에치’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마약 제조를 위해 인적이 드문 경기 파주시의 농가주택에 은신처를 마련했다. ‘혼합기’에서 메스케치온과 파란색 식용색소를 오랫동안 섞은 뒤 ‘타정기’를 통해 알약 형태의 마약을 만들어냈다. 알약 한쪽 면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 문양을 새겨넣었다. A 씨는 이런 방법으로 1만 정을 제작했고 6000정을 유통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메스케치논 알약을 제조한 A 씨의 경기도 농가주택. 부산경찰청 제공


A 씨는 메스케치온 알약을 비닐 포장한 뒤 야산에 묻고 판매책에게 위도와 경도 등의 위치를 알려줘 찾아가게 했다. 판매책은 텔레그램으로 구매자와 접촉해 주택과 화단이나 계량기함에 이를 숨겨두고 찾아가게 하는 수법으로 다시 메스케치온 알약을 유통했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가상자산으로 거래했다.

A 씨는 원료를 구해 직접 마량을 대량 생산한 만큼 시중 판매 금액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고 메스케치온을 판매하며 이득을 남겼다. 시중 판매금액은 정당 20만~25만 원이었는데 A 씨는 3만, 4만 원에 팔았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합성대마 원료 물질에 전자담배 액상을 섞은 합성대마 액상 15L를 제조해 텔레그램 등에서 유통한 20대 B 씨도 검거했다. B 씨는 독일에서 국제우편으로 원료물질을 밀수한 뒤 서울의 주거지에서 마약을 제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구매자와 투약자 10명 외에 훨씬 더 많은 이들이 A 씨와 B 씨를 통해 마약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