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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롯데, CEO 21명 대거 교체…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 승진

입력 | 2024-11-28 17:49:00

롯데월드타워 전경.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가 고강도 쇄신을 위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21명이나 교체하면서 역대급 수준의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는 28일 롯데지주 포함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전체 임원 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13% 줄었으며, CEO도 36%(21명)가 교체됐다.

이번 롯데그룹의 임원인사 방향은 △경영체질 혁신과 구조조정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 및 성과 창출 △내부 젊은 인재 중용과 외부 전문가 영입 △경영 효율성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 승진… 경영 전면서 미래사업 지휘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신유열 부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부사장은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또한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 등에서 근무하며 그룹 내 미래사업과 글로벌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신 부사장은 올해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화학‧호텔에 과감한 인적 쇄신… 식품‧유통은 유지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롯데케미칼 전 사장.


지난 8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롯데는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성과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물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롯데 화학군은 총 13명의 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이 교체된다. 우선 롯데 화학군을 이끌었던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이 일선에서 용퇴한다. 올해 3월 취임한 이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M&A 및 투자와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 화학군HQ CTO(기술전략본부장) 황민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 정승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기용된다. 내부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CEO로 인선함으로써 롯데 화학군의 사업 혁신을 선도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롯데 화학군 임원 역시 큰 폭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약 30%에 달하는 롯데 화학군 임원들이 퇴임한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호텔롯데는 법인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난다.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 정호석 부사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는다. 또한 롯데면세점은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로, 롯데월드는 권오상 신규사업본부장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는 유임된다. 롯데 식품군과 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임원 22% 퇴임… 세대교체로 젊은 리더십 구축
롯데는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임원 22%가 퇴임함에 따라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3% 축소됐다. 이는 펜데믹 시기인 2021년 임원인사보다 더욱 큰 폭이다.

특히 60대 이상 임원들이 퇴진하며 세대교체를 가속화한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 (35%)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21명이 교체된다. 또한 60대 이상 임원의 50% 이상이 퇴임한다.

대신 검증된 내부 젊은 인재들의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한다. 1970년대생 CEO를 대거 내정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구축한다는 것. 롯데면세점 김동하 대표이사(1970년생), 롯데이노베이트 김경엽 대표이사(1970년생), 롯데엠시시 박경선 대표이사(1970년생), LC Titan 장선표 대표이사(1970년생),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황민재 대표이사(1971년생), 롯데이네오스화학 성규철 대표이사(1971년생), 한국에스티엘 윤우욱 대표이사(1971년생), 에프알엘코리아 최우제 대표이사(1974년생), 아사히 최준영 대표이사(1973년생), 롯데중앙연구소 윤원주 연구소장(1974년생), 롯데벤처스 김승욱 대표이사(1974년생),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김해철 대표이사(1974년생) 등 12명이 신임 CEO로 발탁됐다.

아울러 롯데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적으로 단행해온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성과 기반 적시·수시 임원 영입과 교체를 통해 경영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