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바다 위를 떠다니는 공장’으로 불리는 해양플랜트는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단어다. 19세기 말 개발된 해양플랜트는 오늘날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플랜트 운영 및 유지보수, 해체 등의 서비스산업 또한 새로운 기회의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양플랜트 1기의 생애주기 관점에서 보면 전체 부가가치의 50% 이상이 운송, 설치, 운영, 유지보수, 해체, 재활용 등 서비스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3년 해양플랜트 신조(新造) 시장이 약 231조 원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또한 얼마나 큰 시장인지 알 수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운영 중인 다수의 해양플랜트가 해체 또는 개조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어 민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내 기업이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 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먼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해 ‘한-인니 해양플랜트 협력센터’를 2019년에 열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에 기술 컨설팅 및 네트워크 구축, 수주 관련 정보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러한 민관 협력 노력은 최근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2022년 국내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해양플랜트 1기(Attaka EB)를 해체하여 인공어초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올 초에는 국내 기업이 인도네시아의 5600억 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인 ‘해양 LNG 연료공급망 구축 및 운영 서비스사업’을 수주했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부터 분야별로 추진해 온 이 같은 노력들이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의 본격적인 비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추진해 오던 정책들을 다시 점검하고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구도를 갖춰 좀 더 많은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을 누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8일 부산에서 출범식을 가진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협회’의 활약에도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산업 보유국이자 세계 4위 해운강국이다. 해운서비스 산업은 2022년 수출액이 약 50조 원을 넘어 제조업 못지않게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이 ‘제2의 해운산업’으로 도약해 한국 경제 성장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 주길 바라 본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