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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대표적인 특성은 밥상과 발효 문화다. 밥상 구조 안에서 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항상 맛있는 국과 반찬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맛의 비결은 소금, 장, 양념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맛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간수를 뺀 천일염을 넘어 자염(煮鹽), 죽염(竹鹽)까지 다양한 소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 콩을 발효시켜 장을 만들고, 마늘, 고추, 파 등 재료를 이용하여 양념을 만들었다. 푸성귀나 남새를 양념으로 무쳐 먹다가 발효라는 생물학적 반응으로 세계 유일의 김치를 만들어 먹기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권대영 한식 인문학자
이렇게 비빔밥은 우리나라의 밥상 구조와 반찬 문화, 고추장과 참기름이라는 장이 있었기에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한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었고, 다른 나라에서 들어올 수 없는 음식이었다.
어느 비빔밥집 사장은 비빔밥이 젓가락으로 비벼야 하는 음식이라 했다는데, 젓가락으로는 비빌 수가 없다. 오직 숟가락으로만 비벼야 고추장과 참기름의 맛이 나물에 잘 스며든다. 광복 후에 외국에서 공부한 많은 사람이 비빔밥을 영어로 ‘mixed rice vegetables’라 썼는데, 이는 비빔밥을 단순 섞음밥 정도로 본질을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을 고치고자 오래 노력한 끝에 이제 ‘bibimbap’이란 이름을 제대로 찾았다.
비빔밥은 한 끼 식사로 매우 훌륭한 음식이다. 맛과 영양, 건강을 다 충족한다. 한류가 대세인 이 시점에 비빔밥을 잘 시장화한다면 대표적인 K푸드가 될 것이다. 더군다나 밥과 반찬, 나물을 소비자들이 고를 수 있게 하는 맞춤형 비빔밥으로 승화한다면 건강하고 맛있는 세계 음식으로 거듭날 것이다.
권대영 한식 인문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