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외교 대비’ 전부터 골프 “盧 前대통령도 매주 골프” 발언 민주 “거짓말로 명예훼손” 金 “사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사진)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휴가 기간이었던 올해 8월 8∼9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내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고 처음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골프광인 만큼 골프 외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고 했지만 미 대선 수개월 전부터 골프를 쳤던 것이다. 김 장관은 “(골프 라운딩과 만찬 등에) 참석했던 부사관 한 분은 ‘내가 대통령님하고 라운딩할 줄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며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골프 라운딩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질문에 “(대통령 휴가 기간이었던) 8월 8∼9일 구룡대(계룡대 내 골프장)에서 운동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당시 김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이어서 대통령 휴가 일정을 직접 조율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께서 이번 휴가는 휴가지가 군 지역이니 장병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일정에 반영해 달라고 하셨다”며 “실제로 대통령께서 휴가 기간 장병들과 농구, 축구도 하고 라운딩도 하셨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이날 장병들과 운동을 함께 한 것뿐만 아니라 전시지휘소(벙커)를 함께 둘러보고 격려 만찬도 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관련 언급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장관은 “노 대통령님도 거의 매주 운동하셨다. 고생하는 부사관과 장교 실무자들하고 운동하시는 것까지 정치적으로 공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에 “노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근거를 대라. 내가 노 대통령 임기 내내 청와대에 있었는데 그런 것 없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을 지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노 대통령이 매주 골프를 쳤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사과 말씀을 드리겠다. 표현이 과했다면 정말 유감스럽다”며 사과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