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참전 서아프리카 군대의 밀린 임금 분쟁으로 수백명 총살 80주기 기념일 전야에 종전후 처음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인정편지
[가오(말리)=AP/뉴시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최초로 1944년 프랑스군의 서아프리카군 섬멸을 ‘집단 학살’로 인정했다.
마크롱대통령은 이 날 세네갈 당국에 보낸 편지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제2차세계대전 중 티아로예의 학살 80주년을 앞둔 이 날 마크롱이 학살로 인정한 이 사건은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 외곽에 있는 어촌 티아로예에서 일어났다.
이 곳에서는 1940년 프랑스군으로 프랑스 전선에서 싸웠던 35~400명의 서아프리카 군인들이 1944년 12월 1일 프랑스군에 의해 살해당했다. 명목은 밀린 임금을 달라며 반란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 서아프리카 군인들은 프랑스 육군의 식민지 보병부대인 티라이외르 세네갈레 ( 세네갈 보병)로 불리는 부대였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며칠 동안 밀린 임금을 달라며 분쟁을 벌이던 이 군인들을 12월 1일 프랑스군이 집합시킨 뒤 무장도 하지 않은 이들을 한꺼번에 집중 사격해서 살해했다고 한다.
세네갈의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대통령은 마크롱대통령에게서 이번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고 AP통신 기자도 이 편지를 직접 확인했다.
파예 대통령은 28일 밤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티아로예의 고통스러운 사건의 진실을 마침내 모두 밝히기 위해 처음으로 문을 열어놓은 행동”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우리는 오랜 세월동언 이 사건의 종결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제 프랑스의 헌신적 노력과 솔직하고 완전한 협력에 의해 그것이 이루어졌다”고 그는 평가했다.
마크롱의 편지에는 “프랑스는 사건 당일 법적으로 정당한 임금의 지불을 요구하는 군인들과 총격수들간의 다툼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결국 대학살을 초래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져 있었다.
이 편지가 오기 몇 주일 전 세네갈 의회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PASTEF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당선했다. 이로 인해 파예 대통령은 그 동안 선거공약으로 약속했던 야심찬 개혁조치를 시작할 수 있었고 거기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외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쟁취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프랑스는 이 나라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외국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지금도 옛 식민지였던 이 곳에 350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지만 주로 지원 업무에 그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AP기자의 질문에 파예 대통령은 그건 세네갈이 원해서 그런 건 아니라고 대답했다.
[다카르( 세네갈)=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