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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전 쇼핑몰서 숨진 17세 소녀를 기소?…日 ‘시끌시끌’

입력 | 2024-11-29 16:48:00

일본 요코하마의 한 쇼핑몰에서 8월 31일 17살 여고생이 뛰어내리면서 길을 걷던 32세 여성을 덮쳐 2명 모두 사망했다. 사진은 요코하마의 쇼핑센터 앞에 경찰 통제선이 쳐진 모습. 〈사진 출처 : NHK〉 [서울=뉴시스]


지난 8월 일본의 한 쇼핑몰에서 17세 소녀가 추락하면서 그 아래 길을 가던 30대 여성을 덮쳐 두 명이 모두 숨진 가운데, 일본 당국이 죽은 소녀를 기소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일본 요코하마 경찰이 지난 8월 31일 오후 5시 55분경 JR 요코하마역 인근 쇼핑몰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도쿄 지바현 거주 고등학생을 중과실치사 혐의로 25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빌딩 아래를 걷고 있던 요코하마시 미도리구의 직장인 여성(32)과 충돌해, 사망하게 했다는 게 이유였다.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경수 손상이었다. 그는 사건 당일 친구와 요코하마역에 놀러 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가해자는 사건 당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쇼핑몰에서 뛰어내렸을 경우 아래를 지나던 보행자를 덮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연령”이라고 강조하면서 해당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투신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3개월 동안 조사했다.

소식이 전해진 후 일본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갑론을박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서류 송검이 되더라도 용의자 사망으로 불기소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 공권력의 낭비”라면서 경찰을 비판했다. “죽은 소녀는 확실히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을 것”, “죽고 싶은 정신 상태에서 아래를 걷고 있는 사람을 말려들면 어떻게 할까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등 가해자를 동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반면 “가해자가 죽어버려 형사소송은 불가능하지만,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 가족에게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 “피해자 유족에게 있어서는 살해의도 유무와 관계없이 살인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을 것”, “추후 비슷한 사건을 막는 효과도 있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뛰어내린 여고생이 죽어 버려 사건의 진상은 모르기에 소녀가 왜 목숨을 끊었는지, 어차피 죽는다면 누군가와 동행하려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린 슬픈 사건이라는 점은 틀림없다”고 애도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