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러 국방, 전격 방북…“北과 군사협력 빠르게 확대”

입력 | 2024-11-29 19:50:00

트럼프 2기 출범 전 北에 병력·무기 지원 요청 가능성
반대급부로 ICBM·핵잠 등 첨단군사기술 대북 이전 논의할 수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 안드레이 벨로우소프(오른쪽) 러시아 국방장관이 29일 북한 평양에서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4.11.29. [평양=AP/뉴시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29일 북한을 방문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북한군 1만여 명이 러시아에 파병돼 전투에 투입되는 등 전황이 격렬해지는 상황에서 국방 수장이 전격 방북한 것. 북한군 파병 및 대러 무기지원 확대는 물론, 한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핵추진잠수함 건조 기술 등 러시아의 대북 첨단군사기술 이전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도 이달 초 방러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가운데 북-러 양국이 고위급 연쇄 교류를 통해 김 위원장 방북을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 안드레이 벨로우소프(왼쪽 두 번째) 러시아 국방장관이 29일 북한 평양에서 노광철(오른쪽 세 번째) 북한 국방상과 회담하고 있다. 2024.11.29. [평양=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에 안드레이 벨로우소프(왼쪽) 러시아 국방장관이 29일 북한 평양에서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회담하고 있다. 2024.11.29. [평양=AP/뉴시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벨로우소프 장관은 이날 평양에 도착해 노광철 국방상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의 우호적인 관계가 군사협력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체결한 북-러 동맹 조약을 언급하며 “우리는 최고위급에서 도달한 모든 합의를 실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노광철은 북한과 러시아군의 전투적 우의와 협력이 최우선 순위에 있고 “이를 지속 강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우리 군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기 전 확실한 우세를 잡기 위해 노광철에게 무기 지원과 추가 파병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노광철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핵추진잠수함 등 첨단군사기술 이전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국방장관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일)을 계기로 방북한 뒤 북한의 포탄 등 대러 무기지원이 본격화됐고, 두 달 뒤인 그해 9월 김 위원장 방북이 성사된 만큼 이번 벨로우소프 장관 방북에서도 이와 유사한 ‘민감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 9월 쇼이구 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방북한 뒤 북한의 러시아 파병 절차가 개시된 것처럼 북-러 군사협력의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엔진을 지원 받아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발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국방수장 방북을 계기로 관련 기술 지원 및 협력이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 이후 평양 방공망 보강 차원에서 북한에 관련 장비 및 지대공미사일을 제공한 상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