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도입 AI교과서 76종 공개… 사회-과학은 적용 1년 미뤄 종이교과서처럼 학교에서 선정… 디지털 튜터 1200명 현장 배치 野 반대에 ‘교과서 지위’ 잃을수도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태블릿 기능을 갖춘 노트북을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신학기부터 전국의 초중교교에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이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동아일보DB
내년 1학기 도입될 초등학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76종이 29일 공개됐다. 다만 교육부는 문해력 저하 논란을 감안해 국어 과목은 초중고 모두 도입하지 않기로 했고 중학교 과학 등 일부 과목은 도입 시기를 1년 늦췄다. 디지털 과몰입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뒤늦게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 현장 우려에 AI 교과서 도입 ‘속도 조절’
또 초등학교 사회 및 과학, 중학교 과학의 AI 교과서 적용 시기는 2027년으로 2026년에서 1년 미루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학습 내용이 다음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수학, 영어와 달리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사회나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 과목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해 도입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수교육 교과서의 경우 국어는 내년 초등학교부터 AI 교과서를 도입하고 수학은 2026년 초등학교에 도입해 2027년 중학교, 2028년 고등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 내년 도입 AI 교과서 검정본 76종 확정
교육부는 “내년도 AI 교과서가 도입되는 학년의 학생들이 사용할 디바이스(기기)를 완비했고, 시도교육청과 함께 내년 2월까지 전국 학교의 디바이스·네트워크를 점검·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교사의 디지털 기반 시설 관리 부담 완화를 위해 기기 관리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 튜터’를 학교에 총 1200명 배치하고, 교육(지원)청별 ‘테크센터’도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AI 디지털 교과서가 ‘교과서’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날 AI 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AI 교과서가 교육 자료로 분류되면 일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부총리는 “(해당 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한다면 교육 격차가 확대되고, 검정 심사에 합격한 AI 디지털 교과서의 지위를 둘러싸고 현장 혼란이 클 것”이라며 “최대한 국회를 설득해 법안 통과를 막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도입 속도를 조절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교사들이 걱정하는 디지털 기반시설과 기기 관리 등 인프라 측면을 보다 확실히 해야 한다. 디지털 튜터, 교육청 테크센터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도록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