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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말 출퇴근 대란’ 현실 되나…지하철 3개 노조 모두 파업 행보

입력 | 2024-11-30 08:16:00

1·3노조 내달 6일 동시 파업 예고
2노조 내달 3~5일 찬반 투표 예정
임금 인상, 신규인원 채용 등 요구



전국철도노동조합에 이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20일 첫차부터 준법투쟁(태업)에 돌입하면서 서울 지하철 1~8호선이 평소보다 다소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지하철 1호선 승강장에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임금·단체협상 결렬 등을 이유로 다음 달 초 동시 총파업을 예고했다. 2024.11.20.뉴시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3대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 모두 동시에 파업에 나서게 되면 수도권 교통대란이 벌어질 우려가 높다.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에 따르면 제1노조와 3노조는 내달 6일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공사는 올해 3개 노조와 개별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에는 제1노조인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를 비롯해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20~30대가 주축이 돼 ‘MZ노조’라고도 불리는 제3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이 있다.

먼저 직원 60%가 가입된 제1노조는 인력구조조정 철회와 안전인력 충원,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등을 요구하며 다음 달 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1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준법투쟁(태업)을 하고 있는 상태다. 협상이 결렬돼 파업에 들어간다면 2022년부터 3년 연속 파업이다.

1노조는 ▲대규모 인력감축 추진 중단 ▲일방 중단된 신규채용 정상 시행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산업재해 예방 및 근본 대책 수립 ▲부당 임금삭감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서울시가 공사 재정난 해결을 위해 2200여명의 정원 감축을 강행하는데, 이를 중단하고 정상적인 신규채용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 문제도 평행선이다. 공사는 정부 지침 임금인상률인 2.5% 이내의 임금인상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전년도 총인건비 대비 6.6%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

또 서울지하철 2호선 운행 열차의 승무원을 현행 2인 승무에서 1인 승무제로 변경 추진 역시 안전을 위해 중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조 투쟁의 목적은 열차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고 잘못된 정책을 멈추자는 것”이라며 “경영혁신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인력 감축·안전 업무 외주화 확대 등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30대 직원이 90%로 구성된 제3노조 올바른노조 역시 1노조와 같은 날인 6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21년 설립한 올바른 노조는 이들은 올해 처음 교섭권을 획득해 아직 파업한 적은 없다.

올바른노조는 ▲정책 인건비 총액 제외 인정 ▲신규인원 채용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 지침에 따라 공사가 총 인건비의 2.5%까지 올릴 수 있지만, 열차 증편 등 정부나 서울시 사업으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정책 인건비)가 여기에 포함돼 직원들의 실질 임금 상승 폭이 줄어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위원장은 “정부나 서울시에서 발의한 정책, 사업을 도맡아 해 일만 하고, 보상은커녕 오히려 임금을 깎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소 680명의 인원이 확보돼야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단 1명도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며 “출산으로 인한 휴직 결원을 지원하지 않으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1노조와 결을 달리한 올바른노조는 이번에도 정치적 파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업 시기는 같되 방식은 달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는 등 노동을 하지 않아 파면 당한 전례가 있는데, 그런 단체에서 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이들은 다음 달 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2노조까지 파업에 가세하면 연말 수도권 교통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노조인 민주노총을 직격해 ‘정치 파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지하철 태업 투쟁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것은 바로 외곽에 거주하며 장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이었다“며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이 정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노동자들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