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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장관 지명자 모친 “아들은 여성 학대하는 남자”

입력 | 2024-12-01 11:53:00

6년전 이메일 공개돼 파장



미국 성조기로 안감을 만든 정장 재킷을 열어 보이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사진 출처 헤그세스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사진)의 어머니 페넬로페가 2018년 아들을 맹비난한 이메일이 공개됐다. 페넬로페는 아들에게 “너는 여성을 학대하는 남자”라며 “솔직하게 네 자신을 돌아보라”고 일갈했다. 현지에선 성폭행 혐의로 논란인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해 어머니마저 도덕성을 질책한 내용이라 청문회에서 상당한 파장일 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페넬로페는 “너(아들)의 성격과 행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여성이자 너의 어머니로서 반드시 이 말은 해야겠다”며 “나는 여성을 폄하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난잡하게 지내고, 자신의 권력과 자존심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는 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너의 엄마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나를 괴롭고 부끄럽게 만들지만 이것은 슬픈 진실”이라며 “너의 행동과 성격적 결함으로 우리는 망가졌다. 도움을 받고 솔직하게 네 자신을 돌아보라”고 썼다.

NYT는 “해당 이메일은 헤그세스 지명자가 2018년 두 번째 아내 사만다와 이혼소송 중일 때 발송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첫 아내와 외도로 이혼했고, 두 번째 아내와는 혼외자의 존재가 드러나며 이혼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폭스뉴스 총괄 프로듀서인 제니퍼 라우셰와 불륜을 저질렀고, 사만다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한달 전에 혼외자를 낳았다.

공개된 이메일은 소송 당시에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페넬로페가 아들을 질책하기 위해 쓴 것으로 추정된다. 페넬로페는 “네 안에 품위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느냐”며 “너는 내가 며느리 편을 든다고 생각하겠지만 헛소리다. 우리는 선(good)의 편이며, 그건 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페넬로페는 이메일 내용이 보도되자 “당시 크게 분노해 감정적인 마음으로 썼던 것”이라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NYT에 해명했다. 이후 “아들 헤그세스 지명자에게 즉시 사과하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며 “아들은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헤그세스를 두둔하며 지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당선인 대변인은 “NYT가 맥락없이 이메일 내용을 보도한 것은 비열한 일”이라며 “페넬로페는 감정적인 이메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