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스노보드 맏형 김상겸(35·하이원)이 월드컵 데뷔 15년 만에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상겸은 30일 중국 메이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상겸(왼쪽)과 이상호(오른쪽)가 30일 메이린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대회에서 나란히 은, 동메달을 땄다. 가운데는 금메달을 차지한 에드윈 코라티. 국제스키연맹 홈페이지
스노보드 알파인은 예선 1, 2차 레이스 합산 기록 상위 16명이 결선에 오른다. 결선은 두 명씩 맞대결을 벌여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선수가 승리하는 토너먼트 방식이다.
이날 56명이 출전한 예선을 6위로 통과한 김상겸은 4강에서 평창 올림픽 평행회전 은메달리스트 이상호(29·넥센)를 만났다. 이상호가 레이스 완주에 실패하며 김상겸은 월드컵 데뷔 15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결승에서 완주에 실패하면서 에드윈 코라티(33·이탈리아)에게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코라티는 이날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뒤 유럽 선수로는 유일하게 4강에 올라 우승을 확정 지었다.
4강에서 김상겸에 패한 이상호는 3, 4위전에서 비예(30·중국)를 0.71초 차로 따돌리고 동메달을 땄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은 올 시즌을 월드컵을 동반 메달로 시작하게 됐다.
김상겸은 2011년 2월 겨울 유니버시아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 한국 스노보드 선수 중 가장 먼저 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섰던 선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스노보드 선수 생활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실업팀이 전무했다. 이 때문에 김상겸은 대학 졸업 후 시즌이 끝나는 3월과 대표팀 선발전을 치르는 5월 사이 4월 휴식기면 막노동을 해 돈을 벌었다. 훈련 기간에도 종종 주말 아르바이트 병행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같은 날 여자부 평행대회전에서 정해림(29·하이원)도 자신의 월드컵 개인전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