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AI 에이전트 그룹’ 신설… AI인재 관리 전문조직도 눈길 KT, AICT 기업으로 도약에 초점… AI사업 ‘전략-신사업부문’ 통폐합 SKT도 이달초 AI중심 개편 예정
이동통신사들이 ‘통신’이 아닌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조직개편과 인사를 시행하고 있다. 통신 분야 전문가를 일컫는 ‘통신통’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탈통신 기조에 맞춰 다양한 AI 기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1일 AI 전환(AX)을 목표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먼저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했다. 그룹 내에는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와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를 신설해 AI 에이전트와 관련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당초 ‘AX기술그룹’을 운영해 왔으나 해당 조직은 AI 관련 기술 개발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이번에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에서 AI 서비스 개발을 주도할 신규 부서를 만든 것이다.
AI 인재를 관리하기 위한 전문 조직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LG유플러스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Lab)’을, 최고인사책임자(CHO) 직속으로 ‘AX·인재개발 담당’을 신설했다.
KT는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AICT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분산돼 있던 기업 간 거래(B2B) 조직을 하나로 묶은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KT는 그간 AI 사업을 담당해 온 ‘전략·신사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엔터프라이즈부문은 AI,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까지 모두 관할하며 B2B 관점에서 신사업 육성을 담당하게 된다.
KT는 이 외에도 클라우드, AI,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았던 ‘KT 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 재편했다. 부문 내에는 AX 전략사업 발굴, 차세대 IT 프로젝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협력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 신설될 예정이다. KT는 앞서 MS와의 전략적 제휴 계획을 발표하며 AI 사업에 5년간 2조4000억 원을 공동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문장은 김영섭 대표가 영입한 LG CNS 출신 정우진 전무가 맡는다.
AI 기업으로의 전환에 가장 힘을 쏟고 있는 SK텔레콤도 이달 초 조직개편과 인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이미 AI에 집중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를 신설한 바 있다. 올해는 인프라와 AI 에이전트 등 주력 사업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이 포화되면서 수익 한계에 직면한 통신사들이 AI 사업화 등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며 “이러한 탈통신 기조가 조직개편과 인사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