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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썩음(brain rot)’, 英옥스퍼드사전 올해의 단어…과도한 숏폼 콘텐츠 소비 자조

입력 | 2024-12-02 13:40:00


오픈AI사의 생성형 AI 챗지피티가 제작한 ‘뇌 썩음(Brain rot)’에 관한 이미지.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숏츠 등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과하게 소비하는 경향을 비판하는 단어 ‘뇌 썩음(Brain rot)’이 영국 옥스퍼드대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 자리에 올랐다.

2일(현지 시간) 옥스퍼드 영어사전 출판사인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2024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는 이 단어가 “저품질의 온라인 콘텐츠, 특히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소비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용어로 주목받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사용 빈도가 2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뇌 썩음’은 사소한 것, 특히 온라인 콘텐츠를 과잉 소비한 결과 개인의 정신적 혹은 지적인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콘텐츠를 가리킬 때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옥스퍼드 랭귀지의 캐스퍼 그라스왈 사장은 “‘뇌 썩음’은 가상 생활의 위험성 중 하나로, 우리가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 용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택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대에 따르면 ‘뇌 썩음’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인 것은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다. 당시에는 저자가 영국 시민들이 복잡한 사고를 거부하고 단순한 사고로 대체하는 등 정신적으로 퇴보하고 있다며 “잉글랜드가 썩은 감자(potato rot)를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뇌 썩음(brain rot)’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왜 없단 말인가”라고 비판하기 위해 썼다.

그라스왈 사장은 최근 ‘뇌 썩음’이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는 것을 두고 “용어가 가리키는 디지털 콘텐츠를 주로 사용하고 제작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가 이 단어를 쓰고 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며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 이를 풍자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