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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업체들, CES행 미국 비자 거부당해… 美정부 신속 처리해 달라”

입력 | 2024-12-02 15:15:00

2024.1.12/뉴스1


내년 1월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 참여할 예정이던 중국 기업 관계자들이 최근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가 무더기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사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강력한 대(對)중 견제 정책을 예고한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와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CES 초대장을 받은 상당수의 중국 기업 직원들이 현재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한 참여업체 직원은 “미국대사관의 비자 인터뷰에서 CES를 언급하면 10명 중 9명이 비자가 거부됐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CES 측 역시 일부 중국 참가자의 비자 발급 거부를 인정하며 “미 정부에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중국인의 비자 거부 사례는 이전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처럼 특정한 국제 행사 참석자들이 무더기로 거부된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일 사설에서 “미국이 보호주의적 사고방식을 드러냈다”며 “CES와 미국은 비자 거부 사태의 값비싼 결과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자 거부 분위기는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몇 미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과 교수진의 미국 복귀가 어려워질 걸 우려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에 돌아오길 권고하고 있다.
미 코넬대와 펜실베이나대 등은 최근 소속 중국 학생과 교수들에게 “내년 1월 20일 이전에 미국으로 돌아오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코넬대는 “트럼프 취임 직후 중국과 인도 등에 대한 여행 금지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아프리카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미국은 앙골라에서 아프리카 대륙 반대편인 인도양까지 이어지는 철도건설 프로젝트인 ‘로비토 회랑(Lobito Corridors)’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SCMP는 이번 방문에 대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에 맞서 미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