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5 자동차 업체들의 올 1~3분기(1~9월) 판매량이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에 많은 소비자를 빼앗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와 닛산은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주요 임원진까지 교체했다. 자동차 업계 전통적 강자들과 신흥 중국 업체들 간 힘 싸움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텔란티스 이사회는 1일(현지 시간)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타바레스 CEO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으로 2021년 1월 출범한 스텔란티스의 초대 CEO다.
스텔란티스뿐 아니라 전통적 자동차 강자인 톱5 업체들은 올해 들어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스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 1위 일본 도요타는 올 1~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2~5위인 독일의 폭스바겐(―2.5%)과 한국의 현대차그룹(―2.2%), 유럽·미국 스텔란티스(―9.5%), 프랑스·일본의 르노-닛산 연합(―1.5%)의 1~3분기 판매량도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역기저효과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상, 전기차 캐즘이 꼽힌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완전히 해소돼 지연됐던 신차 공급이 원활했다. 지난해 판매된 차량이 많다 보니 올해는 지난해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얘기다.
중국 업체들은 톱5를 턱밑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BYD는 올 3분기 기준 6위까지 치고 올랐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80만 대를 판매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