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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韓대사관, 와일스 일했던 로비업체와 계약… 각국 “머스크와 연결 부탁” 지인들에 문자 폭탄

입력 | 2024-12-03 03:00:00

[트럼프 시대]
‘美우선주의’ 대응 워싱턴 로비 전쟁
와일스, 2022년부터 MPA서 활동
외신 “머스크 라인 찾기 쉽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주미 한국대사관도 현지 유명 로비업체와 최근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12월 2일자 A1·5면 참조)

해당 로비업체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수지 와일스가 활동했던 곳이다. 트럼프 당선인 측 주요 인사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관계 구축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직결 로비업체

수지 와일스

1일(현지 시간) 미국 법무부 외국대리인등록법(Foreign Agents Registration Act·FARA) 신고 내역에 따르면 현지 로비업체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Mercury Public Affairs·MPA)’는 지난달 26일 주미 한국대사관과 계약을 맺고 이를 신고했다. 미국에서 로비활동은 합법이지만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할 경우 FARA에 따라 반드시 법무부에 신고해야 한다.

계약서에 따르면 MPA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맞춰 주미 한국대사관의 경제 정책 어젠다에 대해 조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가 될 정권 인수팀 주요 관계자들과 주미 한국대사관 인사를 연결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주미 한국대사관과 MPA는 올해 말까지 계약을 맺었고, 계약금은 총 4만 달러(약 5600만 원)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MPA의 성과에 따라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워싱턴의 각국 대사관들은 사안에 따라 다양한 로비업체를 고용한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코르비스’ ‘브라운스타인 하이엇 파버 슈렉’ ‘코너스톤 거번먼트 어페어스’, ‘토머스 캐피톨 파트너스’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 같은 로비업체들과 계약을 맺어왔다.

MPA는 와일스가 2022년부터 플로리다·워싱턴DC 사무소 공동 대표로 일한 곳이다. MPA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출신 핵심 관료와 대선 캠프 관계자도 다수 포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와일스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뒤에도 MPA와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와일스 지명자가 이전에 일했던 또 다른 로비업체인 ‘밸러드 파트너스’도 최근 각국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쇄도하는 곳으로 꼽힌다.

● 외신들 “머스크 라인 찾기 트럼프보다 어려워”

일론 머스크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모두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인자로 급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만 닿을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로비스트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퍼스트 버디(절친)’라고 부를 정도로 실세인 머스크와 닿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연결 포인트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WP는 “그간 머스크는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자신이 직접 나서 로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로비업체와의 계약도 해지하고 대관·홍보 기능을 축소해 왔다”며 “이 때문에 머스크와 접촉하려는 이들은 머스크의 지인들에게 ‘(연결을 부탁하는) 문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간 머스크와 긴장관계에 있던 영국 정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인 머스크와 잘 지내기 위해 다시 노력하고 있다”며 “지도층에서는 ‘자존심을 삼키고’ 머스크와의 교류를 늘리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